“서방 사회가 민주주의라면 어샌지 가둘 수 있겠는가”… 푸틴 등 구금 반대
입력 2010-12-10 22:57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의 구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9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서방이 민주사회라면 왜 어샌지를 감옥에 숨겼는가. 그것이 민주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어샌지를 구금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은 ‘냄비가 주전자 보고 검다고 한다’는 러시아 속담과 같은 격”이라고 비난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어샌지의 구금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격”이라며 “어샌지가 외교전문을 공개한 사실을 탓할 게 아니라 그런 문건을 만든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샌지의 고국인 호주의 케빈 러드 외무장관도 앞서 이번 유출 사태의 책임은 어샌지가 아니라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수장도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간 기업을 향한 위키리크스 지원 중단 압력은 정보 공개에 대한 검열 시도로 해석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당수 유럽 언론들도 “미국이 제국주의적인 교만과 위선을 보여주고 있다”고 대부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며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친(親)위키리크스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마스터카드 웹사이트에 가해진 사이버 공격의 근원지는 네덜란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 현지 언론은 검찰이 마스터카드와 페이팔 웹사이트를 해킹한 혐의로 16세 용의자를 검거했으며 용의자는 이 사건에 자신이 연루됐음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 지지 해커 모임인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 아마존닷컴 웹사이트를 공격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어나니머스는 대규모 트래픽을 일으키는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을 시도했지만 아마존이 대규모 서버용량을 갖추고 있어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위키리크스 지지 그룹의 웹사이트 계정을 폐쇄했다. 또 위키리크스를 탈퇴한 조직원들은 다음 주 새로운 폭로사이트인 ‘오픈리크스’를 개설키로 했다. 런던구치소에 수감 중인 어샌지는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고 변호사가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