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노인들’ 영적 안전망 구축해야… ‘교회와 노인복지’ 세미나
입력 2010-12-10 17:24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다. 교회가 이러한 ‘위기의’ 한국 노인들을 보호하는 ‘영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회복지위원회는 9일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에서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교회의 노인복지 실천방향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흥식 서울대 교수는 “교회는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잘 진행할 수 있는 곳”이라며 “그러나 교회 별로 진행되는 노인복지 프로그램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체계화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적 지원이 풍부한 일부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 교회의 노인복지 프로그램이 일시적 구호활동에 그치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년기 현상과 노인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복지사업,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개발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교회의 노인복지 프로그램 중에서 영적 성장을 돕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많은 노인이 사회적으로 쓸모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게 된다”며 “교회는 노인들에게 긍정적 자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위로하고, 죽음에 대한 신앙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인의 경제 안정을 지원하고, 건강을 지켜주고, 여가선용을 돕는 일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지영 상지대 교수는 ‘생명 보호를 위한 교회의 역할’이란 측면에서 노인문제에 접근했다. 박 교수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웃에게 예수님의 마음으로 생명의 기운, 삶에 대한 동기를 나눠주는 일은 단순히 복지, 봉사를 넘어서는 우리의 영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 내에 ‘보호’가 아닌 ‘참여’의 노인 자리를 만들 것, 노인 생명의 문제를 다양한 생애주기 관점에서 접근할 것, 자살에 대한 편견 해소를 위해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제공할 것 등을 제안했다.
윤향연 목사는 경남 밀양 고정교회를 담임했던 경험을 사례로 들며 “농촌 성도들, 특히 노인들이 낙심과 슬픔, 무존재감 속에 있으면 교회 전체가 어두워질 수 있다”며 “그래서 교인들에게 즐겁고 행복하며 불평하지 않는 것이 곧 전도이고, 봉사이며, 신앙고백이라고까지 강조했었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잠 16:31)이라는 말씀대로 은퇴한 교인, 연로한 교인들이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의 본보기로 설 수 있도록 교회가 구체적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