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은 성서주일입니다"..성서주일의 의미와 성경이 만들어지는 과정

입력 2010-12-10 17:16


[미션라이프] 12일은 전 세계 교회가 지키고 있는 성서주일이다. 매년 12월 둘째 주일, 대림절 한 가운데를 성서주일로 지키는 이유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인간 가운데 오신 것을 감사하며 여전히 생명의 복음을 모르는 사람에게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다. 성서주일에 앞서 성경 제작 과정을 지켜봤다. 공정 하나 하나가 살아 있는 말씀을 전하기 위한 거룩한 준비였다.

경기도 파주시 출판단지 내 ㈜보진재. 이곳은 대한성서공회가 출판하는 성경을 전문으로 인쇄하는 업체다. 9일 찾아간 이곳엔 개역개정판 성경 인쇄가 한창이었다. 2도 채색을 위한 인쇄기는 철커덕 철커덕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546×788㎜ 크기의 용지에는 앞뒤로 성경 본문 32쪽 분량이 인쇄된다. 전지 한 장 무게는 28g. 일반 서적 모조지가 80∼100g인데 비해 4배 이상 가볍고 얇다. 손만 대도 찢어질 것 같은 이 종이가 바로 성서지라 부르는 박엽지(薄葉紙)다. 사전 용지보다 얇고 불투명도가 높아 성경 인쇄에 적합하다.

이 회사는 박엽지 위에 시간당 9000장을 인쇄한다. 얇은 종이에 빠른 속도로 말끔하게 인쇄하는 것이 비법이다. 게다가 용지 앞뒷면 내용이 비치지 않도록 적당한 압력을 가해줘야 한다.

이곳 인쇄소에서만 한 달에 30만권 분량의 성경이 인쇄된다. 대한성서공회는 전국 5곳의 인쇄소에서 성경을 인쇄해 1달에 70만권, 1년이면 800만∼900만권의 국내외용 성경을 인쇄한다.

인쇄된 성경 용지는 제본소로 이동한다. 제본소에서는 성경용지를 접고 묶고 오리고 붙여서 책다운 책으로 완성하는 곳이다. 파주시 월롱면 소재 ㈜바이블코리아가 이 일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한성서공회의 자회사로 성경 제본을 담당한다. 성경 본문이 인쇄된 용지가 제본소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적당한 크기로 잘려지는 제단작업을 거친다. 이후 13개의 접지 기계에서 32쪽 분량씩 접는다. 그 다음은 접혀진 성경 본문을 한 권의 성경으로 모으는 정합 공정이다. 모두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다음은 사철 작업으로, 모아진 한 권의 성경으로 묶기 위해 실로 꿰매는 작업이다. 실은 보통 6∼10줄씩 성경 크기에 따라 다르다.

실로 단단하게 묶여진 성경은 이른바 ‘등 굳히기’ 공정으로 이동한다. 표지가 붙여지기 직전 단계로 책 등에 풀을 묻혀 압축시키고 건조시키는 작업이다. 건조를 마친 성경은 표지실(양장실)로 이동한다. 이곳은 표지를 입혀 성경을 완성하는 곳이다. 표지는 비닐과 가죽 등이 색깔별로 비치돼 있고 금박 글씨인 ‘성경전서’를 인쇄하는 주물도 수백 가지다. 성경의 알맹이는 금박 글씨가 찍혀진 표지와 만나 한 권의 성경으로 탄생된다. 완성된 성경은 검책 과정을 거친다. 긁히거나 뜯겨진 부분은 없는지, 접착 상태가 양호한지 등을 수작업으로 확인한다. 완성된 성경은 한 권씩 압축 비닐에 포장돼 박스에 담긴다.

대한성서공회가 출판하는 한글 성경은 성경전서와 신약전서, 복음서 단편을 포함, 200여종에 달한다. 최근엔 표지와 성경 디자인도 다양화되고 있다.

김순권 대한성서공회 이사장은 “한국 교회는 지난 1954년부터 성서주일을 지키고 있다”며 “성경의 중요성을 높이고 성경반포 사업을 통한 선교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파주=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글 신상목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