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동수] 정보력의 포인트

입력 2010-12-10 17:56

21세기는 정보화 사회, 곧 ‘정보가 힘’인 시대다. 정보력에 의해 국가의 흥망, 기업의 성쇠, 개인의 진퇴가 갈린다. 이케가미 아키라는 저서 ‘정보력’(종문화사)에서 ‘정보는 최고의 무기이자 재산’이며 ‘지혜를 생산하는 원천’이라고 말한다.

기업들의 정보전은 사활적이다. 시장 정보, 신기술 정보, 경쟁업체 정보, 관련정책 정보, 경영 정보 등을 적시에 공급받지 못하는 기업의 생존은 상상하기 어렵다. 기업들은 최고의 인재들로 정보팀을 꾸리고 있고, 경쟁기업에 산업스파이를 침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요즘엔 개인 정보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어느 분야 어떤 직종이든 정보를 많이, 또는 빠르게 취득하는 사람이 경쟁에 앞설 공산이 크다. 정보력은 개인의 생존과 성공의 필수무기로 인식된다. 특히 취업이나 대입합격 등을 위해선 정보력이 필수적이다.

정보의 대중화에는 인터넷이 결정적 기여를 했다. 웹(web)이 열어젖힌 정보의 바다는 국가나 대기업 위주 정보독과점 체제를 급속히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 개인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독자적인 정보망을 구축할 수 있다. 작금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위키리크스 사태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연평도 포격사태를 계기로 국정원 등 국가정보기관의 정보력이 의심받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들과 정보 전문가들이 그동안 조사 또는 파악해 내린 결론은 이렇다. “국내 정보기관들이 정보는 열심히 수집하는데 이를 판단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국가 정보력의 요체는 1차적으로는 수집력이다. 더 중요한 것은 판단력이다. 정보만 모은다고 바로 정보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가 넘쳐날수록 어떤 정보가 가치 있는지를 가려내는 안목,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분석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우리의 정보기관은 이미 다양한 최첨단의 정보수집 기술을 갖고 있다. 예산도 많이 쓴다. 하지만 정보에 대한 판단력과 분석력에서는 확실히 취약점이 있어 보인다. 아무리 정보자산이 많아도 결정적인 순간, 국가안위가 걸린 중대사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 연평도 사태가 국가 정보력의 총체적 점검과 향상의 계기가 돼야 하는 이유다.

박동수 선임기자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