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선 장군 기념비 일본에 세웠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투항후 왜군과 싸워 전공
입력 2010-12-09 18:41
임진왜란 당시 조총 부대를 이끌고 조선에 쳐들어왔다가 귀순한 뒤 왜군과 맞서 싸운 일본 출신 장수의 기념비가 일본에 세워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와카야마(和歌山)현 주민들은 지난달 13일 유명 관광지인 기슈도쇼구(紀州東照宮) 경내에 일본 출신 김충선 장군의 기념비를 세웠다고 연합뉴스가 9일 보도했다. 기슈도쇼구는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조선과 일본의 국교를 회복하는 데 힘쓴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장군을 기리는 신사(神社)다. 일본명이 사야카(沙也可)인 김 장군은 1592년 일본의 전쟁에 명분이 없다고 판단해 부하들과 함께 조선에 투항했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괄의 난에서 전공을 세워 정2품 정헌대부에 제수됐다. 당시 선조 임금이 본관을 정해준 ‘사성(賜姓) 김해 김씨’의 시조로 후손은 전국에 7000여명에 이른다.
제막식엔 김 장군의 14대손인 김재석씨 등 30명과 와카야마현 주민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1.5m 높이의 기념비는 아시아나항공이 기증한 한국산 음성석(陰城石)으로 만들었고, 비면에 한·일 우호를 바라는 글을 새겼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