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잡겠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집단 구타 물의

입력 2010-12-09 18:16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학생회 소속 학생이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들을 구타한 사실이 드러났다.

9일 동국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서울 필동 동국대 체육관에서 유도 승단심사에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학교 경찰행정학과 3학년 A씨가 2학년 남학생 10여명을 각목으로 때렸다.

구타는 오후 6시부터 3시간30분가량 교내 체육관에서 이뤄졌다. A씨는 2학년 남학생들에게 머리를 땅에 박게 한 뒤 각목으로 허벅지를 구타했다. A씨는 후배들에게 팔굽혀펴기 등의 얼차려를 준 뒤 버티지 못하면 뺨을 때리기도 했다.

승단심사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은 30대, 나머지 학생은 10대씩 맞았다. 학생들은 ‘전통’에 따라 매를 맞은 뒤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1학년생들은 선배들이 맞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여학생 20여명은 매를 맞지 않았지만 얼차려는 받았다. 폭행을 당한 학생들은 허벅지에 피멍이 드는 등 전치 2∼3주의 타박상을 입었다.

피해 학생들은 “매년 이런 폭행이 1∼2차례씩 반복되고 있다”며 “지난 여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 관계자는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최근 몇 년간 학교 내에서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매질 사건에 대한 조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중징계할 예정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