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통일 가까워졌다’ 전망 배경은…北 지도층 변화 기대하기보다 주민에 의한 ‘급변 사태’ 염두
입력 2010-12-10 00:28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9일 ‘가까운 통일’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근거는 북한 주민들의 변화다. 지도층과 주민들을 분리하고, 북한 주민들의 변화를 통해 통일을 앞당기겠다는 ‘통일관’이 읽힌다.
이 대통령이 ‘주민 변화=북한 변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사회통합위원회 회의에서도 “주시해야 할 것은 지도자들의 변화보다 북한 주민들의 변화”라며 “역사상 국민의 변화를 거스를 수 있는 어떤 권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발언 강도는 그때보다 더 강했다. 이번엔 통일을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통일이 가까운 것을 느낀다” “더 큰 경제력을 갖고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해야 할 한국의 책임도 말했다.
이 대통령 발언이 단순한 예측인지, 근거 있는 정보에 기초한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정권 교체를 위해 우리 정부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가동한 적 없고, 그런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연평도 사태 이후 이 대통령의 생각이 북한 지도부와의 대화보다 북한 주민들의 변화에 가 있고, 급변사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만은 명확해 보인다. 이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이런 변화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인식을 토대로 집권 중·후반기의 대북 정책이 더욱 강경 기조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경제개발계획에 한국이 주 파트너가 돼 달라”며 “현재 200억 달러 수준인 양국 교역 규모를 임기(2014년) 내 400억 달러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진심으로 인도네시아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특히 “지금 한국의 모습으로 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제3차 발리 민주주의 포럼에서 ‘민주주의와 평화 안정의 증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발리=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