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사회적 약자·50대 보수층일수록 “여야 갈등 심각”
입력 2010-12-09 18:08
학력, 계층, 연령, 지역 등을 막론하고 응답자들이 한국 사회의 갈등 중 가장 심각하다고 꼽은 것은 정치 분야였다. 여야 간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고 꼽은 응답자 비율은 43.2%로 영호남 지역갈등(4.1%)과 노사갈등(4.5%), 이념갈등(16.3%)을 다 합친 것보다 높았다.
특히 직업·소득 수준별로 보면 월 소득 199만원 이하 저소득층(49.7%)과 농·임·어업 종사자(49.2%), 무직자(52.4%) 등 사회적 약자층일수록 여야 정치 갈등을 다른 분야 갈등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다양한 집단 갈등 분야의 심각성을 묻는 항목에서는 보수 정치 성향(83.2%)과 50대(83.4%)에서 정치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84.2%)와 대전·충청(82.2%)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빈부갈등의 심각성에 대한 응답은 소득이나 학력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중졸 이하, 월 소득 199만원 이하 응답자 가운데 빈부갈등이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71.2%, 64.4%인 반면 대재 이상,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의 경우 각각 58.5%, 56.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념갈등의 경우 서울(50.5%) 부산·울산·경남(54.7%) 등 대도시와 40대(50.1%) 50대(53.4%) 등 중장년층에서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역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지역별로 광주·전라(67.6%)와 서울(63.2%)이 높았고 부산·울산·경남은 40.5%에 그쳤다.
정치갈등 해결을 위해 더 많이 변해야 하는 주체로 응답자의 41.6%는 ‘정치권 모두’를 꼽았다. 여당과 야당은 19.5%로 같았고, 대통령이 더 많이 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8.0%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야당에 변화를 주문하는 응답자가 22.1%로 여당에 대한 변화 요구(11.0%)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광주·전라 지역의 경우 야당이 변해야 한다는 응답은 5.9%에 그친 반면 대통령과 여당이 변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33.3%, 19.6%로 높게 나타났다. 대구·경북 지역은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8.6%에 불과했다.
이념갈등의 경우 보수·진보 양쪽 모두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41.6%로 가장 많았다. 또 진보세력(20.4%)보다 보수세력(36.8%)이 더 변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노사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19.7%)보다 기업(49.75)이 변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20대와 공장 밀집 지역인 인천·경기, 화이트칼라, 학생 집단에서 기업이 더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다수였다.
현 정부 들어 첨예하게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종교 분야에 있어서는 기독교와 불교 양쪽 모두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48.6%로 가장 많았다. 지역갈등 역시 호남과 영남 양쪽 모두 변해야 한다는 응답이 61.6%에 달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