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강제 이번엔 도입될까… 축구협회 공청회 열어 의견수렴

입력 2010-12-09 17:54

축구계 최대 난제 중 하나인 승강제 도입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몇 차례 도입 시도가 물거품이 됐던 만큼 구단 등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를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승강제 도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실업축구연맹과 함께 15일 ‘승강제 구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해 구단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 자리에서는 제도 도입을 위해 외부에 의뢰한 컨설팅 보고서가 발표되고 승강제 방안에 대한 패널들의 의견도 교환된다.

승강제는 1, 2부 등 여러 등급의 축구 리그를 운영하며 상위 리그 하위팀과 하위리그 상위팀이 소속 리그를 맞바꿀 수 있는 제도로 유럽 선진 리그 및 일본 J리그에서 정착돼있다.

한국은 승강제 도입 필요성이 표면화된 2006년부터 두 시즌 동안 실업축구연맹 소속인 내셔널리그 우승팀의 프로축구 K리그 승격을 시도했지만 우승팀이 승격을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그간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늦어도 2014년 시즌부터 승강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데 이어 협회 내부적으로도 2014년부터는 승강제 도입을 위한 계획을 세워 승강제 도입을 다시 추진했다.

승강제 도입 당위성은 커졌지만 상황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승강제의 한 축이 돼야 하는 내셔널리그 소속 팀들이 얼마나 승강제에 참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15개 팀 중 승강제에 참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팀은 3∼4개 팀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 내셔널리그 소속팀 관계자는 “현재 15억∼20억 정도로 팀을 운영하는데 K리그로 올라갈 경우 최소 80억 이상 들어간다”며 “시청팀이나 공공기관 소속 팀들은 참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도 내셔널리그 팀들의 직접 승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승강제는 드래프트 문제 등 현재 우리 축구 구조를 모두 포괄하는 만큼 2∼3년의 유예 기간을 갖고 다듬어야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청회 이후 의사 결정 과정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