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심판’ 파일 막는 건 불가능… 전문가 “어샌지 유포물 해독에 수십∼수백년 걸릴 것” 주장

입력 2010-12-09 20:22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영국에서 체포·구금됐지만 세기의 폭로전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열혈 지지자들은 스웨덴 정부와 마스터카드 등 반(反)위키리크스 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어샌지가 유사시에 대비해 사전에 유포한 보험용 파일인 이른바 ‘최후의 심판’을 막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미 CNN방송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어샌지가 곳곳에 뿌린 관련 파일(insurance.aes256)은 256비트 암호로 구성된 문자와 숫자 등의 조합이어서 이를 해독하는 데 수십∼수백년이 걸릴 거라는 주장이다. 자신의 수감 또는 사망, 위키리크스 사이트 폐쇄에도 기밀 폭로를 막는 건 불가능하다는 어샌지의 공언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어샌지 지지 해커군단들이 글로벌 신용카드업체인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웹사이트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자칭 ‘익명의(Anonymous) 그룹’이란 해커들에 의해 8일 마스터카드의 온라인 결제 인식용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 비자카드 웹사이트도 한때 접속 불능 상태였다. 이날 해킹은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가 어샌지 보석금 기부운동을 위한 결제 서비스를 최근 막은 데 따른 것이다.

어샌지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스웨덴 검찰 웹사이트와 성폭력 혐의로 어샌지를 고소한 여성들의 변호를 맡은 스웨덴 로펌의 웹사이트도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7일 접속 장애를 보였다. 스웨덴 정부 홈페이지도 같은 이유로 8일부터 9일 오전까지 접속이 안 됐다.

‘익명의 그룹’은 AFP통신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현재 회원이 수천명에 달한다”면서 “반위키리크스 정서를 가진 자는 누구든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그룹’ 트위터 계정이 폐쇄되면서 다음 해킹 대상은 트위터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의 저명 인권변호사인 제프리 로버트슨이 어샌지 변호인단에 참여의사를 밝혔다. 변호인단은 최악의 경우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이 사건을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