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대여점·편지·백과사전·CD 인터넷이 죽였다?… 美서 10년간 사라진 14가지
입력 2010-12-09 18:20
인터넷 없는 세상을 이젠 상상하기조차 힘들게 됐다. 하지만 그로 인해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것이 많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8일 ‘인터넷이 죽인 것들(What the internet Killed)’이란 제목으로 인터넷 발달에 따라 과거 10년간 사라진 미국의 ‘아날로그 시대’ 상징 14가지를 소개했다.
◇프라이버시(Privacy)=뉴스위크 기자가 온라인 보안업체에 인터넷을 통해 자신에 관한 정보를 찾아 달라고 의뢰하자 30분 만에 사회보장번호(한국의 주민등록번호)를 찾아냈다. 프라이버시가 없는 시대다.
◇사실(Facts)=온라인상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교도’ 같은 거짓 정보가 넘쳐난다. 거짓 정보가 버젓이 ‘사실’로 둔갑해 세인의 주목을 받는다.
◇예의(Civility)=온라인의 익명성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대화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예의를 집어삼켰다. 악성 댓글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집중력(Concentration)=학생들의 주의가 산만해지고 있는 게 인터넷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독서 대신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 접속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편지 쓰기=손으로 쓴 연인 간의 러브레터는 이제 추억이 됐다. 지금은 이별 선언도 페이스북의 관계설정을 바꾸는 것으로 대체한다.
◇‘9 to 5’=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직장인 근무시간을 일컫는다. 직장 상사들이 스마트폰과 이메일을 통해 밤늦게 또는 이른 새벽, 심지어 주말까지 일을 시켜 옛말이 됐다.
◇휴가=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웹사이트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진정한 휴가를 찾기 어려워졌다. 책 한 권을 들고 휴양지에서 불안감 없이 휴가를 즐기던 때가 그리워진다.
◇CD=CD는 이제 벼룩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골동품이 됐다. MP3와 온라인 음악파일 다운로드 등이 CD 자리를 대신했다.
◇전화번호부=예전엔 피자 배달을 시키기 위해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뒤적였다. 지금은 인터넷 검색으로 해결한다.
◇폴라로이드와 필름=암실과 사진 전문점이 없어졌고,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디지털 카메라가 폴라로이드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비디오 대여점=미국에서 비디오 대여 체인점 블록버스터는 25년 전 문을 연 뒤 3000개 지점을 내는 등 급팽창했지만 지난 9월 파산했다. 온라인상에 내려받을 수 있는 합법 및 불법 영화가 판치고 있어서다.
◇졸업앨범=학창 시절의 상징인 졸업앨범은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지만 판매는 급격히 줄었다. 각급 학교들이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동창들의 사진과 인물 소개 등을 담은 온라인 카탈로그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백과사전=과거 정보의 보고였던 두껍고 무거운 백과사전은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다국적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자리를 내줬다. 거의 모든 인쇄매체에 고난의 시대다.
◇스트립쇼=스트립쇼와 성인용 영화관도 문을 닫는 추세다. 성인 인증을 거쳐 인터넷에서 야한 동영상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