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살려 가게 살린다… 소상공인 리모델링 봉사

입력 2010-12-09 17:54


대경대 인테리어 전공 VMD科

지역상인 신청받아 무료 서비스


“가게 분위기가 깨끗해지면서 손님들이 몰려 매출이 예전보다 두 배는 늘었어요.”

대구 남성로에서 새로 단장된 죽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순남(64) 할머니는 9일 “학생들이 리모델링을 해준 뒤 장사가 너무 잘되고 있다”며 연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인테리어를 전공하는 경북 경산 대경대 VMD과 학생 및 교수들이 영세 소상공인들 위해 무료로 가게를 리모델링 해주는 봉사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VMD는 Visual Merchandising의 약자로, 기획에서부터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등을 효율적으로 조율해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문 기획기술이다.

VMD과는 지난 3월부터 불황을 겪는 지역 소상인들의 신청을 받아 점포별로 환경을 개선해주는 리모델링 봉사활동 ‘이웃사랑 리폼하세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지역내 88개 상점이 리모델링을 희망했고, 이 가운데 불황극복 의지가 강한 반면 경제적 여력이 없는 강 할머니의 죽집과 예복전문점, 미용실, 어린이도서 전문서점 등 10곳이 선정됐다. 선정기준은 학생들이 공사분량을 소화할 수 있는 규모에, 리모델링 후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었다.

학생들은 우선 해당 점포를 현장답사하고 상점 주인들과 설계변경안을 협의한 뒤 설계 도면을 제작했다. 학교 측은 점포당 500여만원의 경비를 지원했다. 학생들은 경비를 아끼려고 직접 건축 자재상들을 뛰어다니며 자재를 구입했다.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하는 작업도 학생들의 몫이었다.

학생들은 흙먼지와 톱밥, 페인트를 뒤집어쓰면서 낡은 가게 분위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에 비지땀을 흘렸다.

점포별로 리모델링에 소요된 기간은 평균 2개월. 이주영 교수와 학생들은 새롭게 탄생한 점포에 ‘사랑을 파는 가게’라는 별칭을 붙였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사랑을 파는 가게’는 지난 5월 1호점으로 새 단장된 경북 경산시 정평동 소재 ‘어린이 도서 전문 서점’을 시작으로 최근 대구 반월당 인근의 ‘연주복 대여점’까지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이 대학 2학년 김보민(21)씨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밤새워 일하는 게 힘들었지만 이젠 맡은 업무를 정해진 시간 내에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봉사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