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생들의 희망과 도전] 꿈을 품었다… 땀을 쏟았다… 결국 나는 정상에 섰다

입력 2010-12-09 21:23

국민일보가 창간된 1988년에 태어난 젊은 스포츠 스타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적극적이고 쾌활한 성격으로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며 각 종목에서 한국스포츠를 주도하고 있다. 부상과 슬럼프로 잠시 팬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질 때도 있었지만 신세대 특유의 발랄함으로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정상을 지키고 있다. 각 종목을 대표하는 88년생 스포츠 스타 6명의 궤적을 통해 우리시대 젊은이들의 희망과 좌절 그리고 도전을 재조명해본다.

‘축구’ 이청용… 프리미어리그 볼턴 스타로 자리매김

이청용은 서울 도봉중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 일찌감치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2004년 FC 서울에 입단한 후 2006년까지 2군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18살로 프로무대 데뷔전을 치른 2006년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1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2007년 서울 감독으로 부임한 세뇰 귀네슈 감독의 신임을 받아 그해 23경기에 출전해 3골 6도움을 기록했다. 2008년에는 25경기에서 6골 6도움으로 맹활약을 하며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2009년 프리미어리그 볼턴 입단에 성공하며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청용은 입단 첫해 5골 8도움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2골을 터뜨리며 기대주에서 스타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올해도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청용은 2011년 아시안컵 및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골프’ 신지애… 3년 만에 8승, 세계랭킹 1위 등극

국내에서 ‘지존’으로 불리며 2007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호령했던 신지애. 신지애는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비회원으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3승을 수확하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세계무대에 알리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LPGA 투어에 입문한 신지애는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 상금왕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0년 그의 비상은 더욱 빛났다. 신지애는 오초아가 은퇴한 뒤 공백이 된 ‘골프여제’ 자리를 꿰차며 곧바로 세계랭킹 1위 자리에 등극했고, 통산 승수도 투어 3년 만에 8승으로 늘렸다. 기복없는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는 신지애는 내년에는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슬램까지 노리고 있다.

‘배드민턴’ 이용대… 베이징 이어 런던올림픽 금메달 예약

이용대를 스타로 만든 대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다. 당시 이효정과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에 출전한 이용대는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전 세계에 윙크를 날리며 일약 ‘윙크 왕자’라는 별명과 함께 스타덤에 올라섰다. 이후 국내 배드민턴의 인기를 이끌었던 이용대는 잦은 부상으로 2010년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은메달과 복식 동메달에 그치며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이용대는 내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부상을 딛고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2011년을 벼르고 있다. 그리고 2년 후 런던올림픽에서 금빛 스매시로 전세계에 다시 윙크를 날리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유도’ 왕기춘… 불운에 잇단 눈물 도전은 계속된다

이원희에 이어 한국 유도를 이끌고 있는 왕기춘.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은메달에 그치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연승행진을 이어간 왕기춘은 2009년에는 나이트클럽 폭행사건으로 잠적하는 등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왕기춘은 다시 도복끈을 불끈 멨다. 그리고 맞이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왕기춘은 결승에서 발목을 다친 아키모토 히로유키(일본)에 져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다시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러나 왕기춘은 좌절하지 않는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갈 길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왕기춘의 목표는 2년 후 런던올림픽 금메달이다. 기필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진정한 ‘유도의 왕’으로 우뚝 올라설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배구’ 김연경… 한국-일본 오가며 강스파이크 폭발

김연경은 한국 여자배구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꼽힌다. 장신(1m92)에서 뿜어나오는 강타는 높은 순도를 자랑하고 있고 수비 또한 전문 수비수 못지 않은 안정감이 있다. 그래서 그가 가는 팀에는 항상 우승이 따라 다닌다. 수원한일전산고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2005-2006시즌. 김연경은 소속팀 흥국생명에게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뒤 신인상은 물론 MVP까지 거머쥐며 스타탄생을 알렸다.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과 3차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었던 그는 2009-2010시즌 일본 무대로 옮겨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첫해 팀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자신은 득점왕에 올라 일본에서도 최고의 공격수임을 입증했다. 그의 기량은 매년 진화되고 있고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야구’ 김광현… 준비된 다승왕 국제대회 나서도 든든

입단 전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기대를 모은 김광현은 2007년 SK 구단 신인 최고 계약금인 5억원을 받고 입단했다. 앞서 열린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는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한국이 대회 4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입단한 첫 해 김광현은 2군으로 강등되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긴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호투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8년에는 프로야구 다승왕·MVP,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최고의 해를 보냈다. 2010년에도 다승왕에 오르며 건재함을 입증한 김광현은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2013년 WBC 등 국제 대회에서도 당분간 한국의 마운드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체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