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통일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

입력 2010-12-09 15:19

[미션라이프] 아픔과 상처가 있는 곳에서 크리스천의 소명은 싹튼다. 한반도의 상처이자 십자가인 남북 분단. 주위엔 이 상처를 싸매고 치유하기 위해 헌신한 크리스천들이 많다. 각계에서 통일을 위해 뛰고 있는 대표적인 소명자들을 만나봤다.

◇정계=정의화(54) 의원은 남북의료협력재단 이사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지만 그는 대북 의료선교를 자신의 사명이자 숙명으로 여기고 있다. 부산 봉생병원 원장을 했던 그는 평양에 병원을 짓겠다는 생각으로 남북의료재단을 만들었다. 북한의 30개 도시에 병원을 짓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 남포시에 80억원 가량의 의약품을 지원했고, 그린닥터스와 함께 개성에 의료센터를 개설했다. 윤 의원은 “의료선교는 북한 주민의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건강에도 기여해 거시적으로는 통일비용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 마음의 준비나 기금도 필요하지만 북한에 병원을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재계=성호정(64) 송학식품 대표는 북한을 여러 차례 오가며 빵과 식수 등 구호물품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해왔다. 국수 공장도 설립해 북한 주민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국수공장은 가동이 멈춘 상태다. 하지만 성 대표는 “힘겨워하는 북한의 동포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살릴 생각을 해야지 상황이 힘들다고 마냥 기다려서는 답이 없다”며 적극적인 대북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방법도 제시했다. 직접적인 대북 지원은 어렵지만 제3국을 통한 지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쌀과 돈은 북한의 고급 당원들이 차지하거나 군사용으로 쓰일 수도 있어서 어렵지만 남한에서 먹지 않고 버려지는 3등급 밀가루와 옥수수를 보내면 주민들에게 전달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학계=기독교통일학회 회장인 주도홍(56) 백석대 교수. 그는 청각장애인인 딸을 보며 통일을 소명으로 떠안게 됐다. 남북 분단을 민족의 장애로 깨닫게 된 것이다. 독일 유학 때는 독일 통일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남의 통일이 아닌 ‘우리의 통일’을 그리워하면서 그는 귀국 후인 2006년엔 기독교통일학회를 조직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성경적 통일론을 정립하고, 교회로 하여금 반공을 넘어 통일을 실천하도록 위한 것이다. 자신의 통일론을 ‘이미(already)의 통일론’이라고 소개한 주 교수는 “통일이 된 것처럼 북한을 사랑하게 될 때 통일을 미리 당겨서 맛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은 자신처럼 한국 교회가 미리 통일을 맛보는 것이다. 그는 제2, 제3의 연평도 포격이 터진다 해도 사랑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로마서 12장20절에 나와 있는 대로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NGO=박현석(51) 새누리좋은사람들 사무총장은 NGO 실무자로서는 드물게 16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아버지가 하던 유통업을 물려받았지만 IMF 환란으로 문을 닫고 2000년부터 한민족복지재단에서 대북 지원 실무를 담당했다. 통일에 대한 소명은커녕 오히려 반공의식이 투철했다. 박 사무총장은 2002년 평양 봉수교회 연합기도회를 위해 남한 교계 인사들과 함께 방북했다. 느헤미야처럼 북한의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라는 소명도 그때 받았다. 지금까지 평양을 30여 차례 드나들면서 그때마다 그는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는 가정교회와 지하교회 성도들을 통해 평양을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회복하실 것’이란 확신을 되새겼다. 전운이 가득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크리스천들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외면하시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목회=일산은혜교회 강경민(61) 목사는 목회자이면서도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이사장,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 운영위원장, 남북나눔운동 이사 등 직책이 많다. 목회를 하다보니 생긴 타이틀이다. 강 목사는 “건강한 목회관을 가진 이 시대의 목회자들이라면 통일은 당연히 목회의 일부분이 되는 것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11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40일 특별새벽기도회는 연평도 포격 이후 ‘평화를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지금 한반도는 전쟁의 기운으로 꽉 차 있다”며 “이때 크리스천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편 126편 5절을 인용하며 “크리스천들의 회개와 기도는 결국 평화와 통일로 결실을 맺을 거란 게 그의 믿음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홍두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