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60년 밀알의 기적] (10·끝) 워터풀 크리스마스

입력 2010-12-09 15:05


아프리카에 물 보내기… 성탄절 맞춰 캠페인

“먹고 마시고 즐기는 성탄절이 아니라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시원한 물을 선물하고 또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뜻 깊은 크리스마스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경기도 수원 산남중학교(교장 원순자)의 교정엔 이색적인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됐다. 성탄절을 앞두고 교정에 있는 나무들이 트리로 변신했다. 전교생이 국제구호NGO 월드비전(회장 박종삼)의 ‘워터풀 크리스마스’ 캠페인에 참여한 결과다. 콘서트도 보고 세계의 물 부족 현실을 알며 나눔에도 동참하는 장이 되는 좋은 기회다.

자세히 보면 나무에 달린 것은 흔히들 생각하는 전구, 리본 등의 장식이 아니다. 그 자리에는 ‘물병’이 달렸다. 물병 옆에는 산타에게 쓰는 카드도 없다. 대신 전 세계에서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쓰는 편지가 매달려 있다. 트리 옆에는 우물 모양의 기부함이 놓여져 있다. 산타 모자를 쓴 학생들은 각자 반에서 모은 기부금을 그 우물 기부함에 넣는다.

‘시원한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월드비전의 워터풀 크리스마스 캠페인은 크리스마스에 물이 부족해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시원한 물을 선사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작됐다. 크리스마스가 마치 떠들썩한 축제처럼 돼버린 세태에 나눔과 사랑이라는 크리스마스의 본 의미를 다시 회복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올해로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캠페인으로 모아진 기부금은 아프리카에 전달돼 시원한 생수가 담긴 우물로 변신한다. 아프리카 콩고, 가나, 말라위, 스와질란드에는 워터풀 크리스마스를 통해 식수펌프 11개가 만들어졌다.

올해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해 직접 물 부족의 실상을 보고 온 이 학교의 원순자 교장은 “무슨 일을 하든지 배려라는 마음이 필요한데 이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앞으로 아이들은 배려하는 리더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전교생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산남중학교는 그동안 해온 릴레이 봉사활동 등과 이번 워터풀 크리스마스를 통해 우물 하나를 만드는 비용 800여만원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워터풀 크리스마스 캠페인은 트리 만들기뿐만 아니라 ‘워터풀 콘서트’로도 함께할 수 있다. 월드비전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CCM 가수 최인혁, 팝페라 가수 스텔라, 한국의 폴포츠 김태희 등이 출연해 나눔의 크리스마스를 노래로 이야기한다. 워터풀 콘서트는 전국 어디든지 학급, 학교, 교회, 회사 등을 단위로 신청하면 열리며 콘서트 입장료는 무료다.

월드비전은 올해 워터풀 크리스마스 행사를 통해 기아와 목마름에 고통 받는 해외 아동에게 시원한 생수가 돼 줄 5000명의 후원자와 아프리카 15개 지역에 우물이 생기는 풍성한 크리스마스를 계획하고 있다.

박종삼 월드비전 회장은 “생수병으로 만든 트리에 눈을 돌리면 누군가의 목마름을 해결하고 생명도 살린다”며 “캠페인에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온정의 손길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