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강원희 선교사 소재 다큐 ‘소명3’ 제작 신현원 감독 “한국 선교의 역사 기록할 것”
입력 2010-12-09 14:35
기독 다큐 ‘소명’ 시리즈를 만들어 온 신현원(39) 감독과의 인터뷰는 ‘소명3’의 주인공인 강원희 선교사 인터뷰와 ‘같은 내용 다른 버전’이었다. 질문마다 답변의 맥락이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 설명에 신 감독은 “제가 감히”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소명’에 대한 비전이 같았기에 주인공으로 선택했으리라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신 감독의 생업은 TV 프로그램 외주 제작자다. 즉, ‘소명’ 제작은 신 감독의 이력이나 생계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소명’을 위한 일이다.
“영상 제작 일을 하다 보니 영상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 일로 하나님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품고만 살았지요.”
2004년, 큰 사고를 연거푸 당한다. 동물 프로그램을 찍으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갔을 때 오랑우탄에 두 다리를 물렸던 일이 첫째다. 상처도 상처지만 공수병의 위험이 컸다. 다행히 완쾌됐지만 실은 공수병의 잠복기가 아직 다 지나지도 않았다. “어느 날 걸어가다 픽 쓰러져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고도 한 달 후 같은 지역에 또 촬영을 가야 했는데 이번에는 오토바이에서 떨어져서 머리를 다쳤다. 혼수상태로 한국으로 후송되며 3일간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고 나니 자연히 ‘천국밖에는 중요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신 감독에게 기독 다큐 ‘소명’은 다른 사람보다도 자신에게 주는 답이었다고. 하나님이 영상 제작의 경험과 기술을 주신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다 자신의 소명을 발견한 것이다.
1편에서 강명관 성경번역선교사, 2편에서 강성민 스포츠선교사, 3편에서 강원희 의료선교사를 다루면서 “훗날 ‘2000년대 한국에서는 이렇게 선교했구나’ 할 수 있도록 역사를 쓰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그는 소명을 따라가는 삶에는 달콤함도 크다고 전했다. “하나님께 연출자 자리를 내드리면 신기한 일이 계속 벌어져요. 아무리 일정이 꼬여도 하루 찍을 분량이 정확하게 나오죠. 기가 막히게 딱 적합한 인물이 우연히 카메라 앞을 지나가더라니까요.”
우연찮게 ‘강 선교사’ 시리즈를 찍은 셈이 됐지만 꼭 선교사만이 소명의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수님을 닮아가고자 하는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최소한 1년에 한 명씩, 60세 될 때까지 찍는 게 제 목표입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