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1번 김동권·2번 길자연, 선관위 후보 자격 인정키로

길자연 김동권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차기 대표회장 후보로 결정됐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엄신형 목사)는 9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내 한기총 회의실에서 선관위 회의를 속개해 두 목사의 후보 자격을 인정키로 했다.

전날 사임한 한동숙 목사 대신 문원순 목사가 새로운 선관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선관위원들은 지난 6일 엄 선관위원장과 윤종관 서기, 길자연 김동권 목사 간 합의하고 자필 서명한 내용을 무기명 투표에 부쳐 찬성 6표, 반대 3표로 전격 수용했다.

합의서는 크게 3개 항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길 목사와 김 목사는 선관위가 후보로 함께 결정해주면 그대로 수용하고 법적인 문제는 법에서 판결받기로 했다. 다음에 길 목사와 김 목사는 함께 한기총 실행위에서 선거(투표)로 당락(한기총 대표회장)을 결정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후보로 있을 때 법적으로 후보 실격 판결이 나면 즉시 후보직이 박탈되고, 당선 이후 판결이 나면 즉시 대표회장직을 박탈하도록 했다. 두 후보는 합의를 번복할 경우 하나님과 신앙양심, 법 앞에서 그 책임을 지기로 했다.

선관위 결정에 이어 후보 기호추첨을 통해 김 목사가 1번, 길 목사가 2번으로 결정됐다. 두 후보는 10일 오전 11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14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정책토론을 벌이게 된다. 한기총 실행위의 차기 대표회장 선거는 21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진행된다.

2003∼2004년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길 목사는 현재 한기총 명예회장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에서 후보 추천을 받았다. 한기총 공동회장인 김 목사는 예장 합동 총회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개정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총회 추천을 받을 필요가 없지만 기독시민운동중앙협의회의 추천도 받은 상태다.

엄 선관위원장은 “후보자격 심사가 계속 파행을 거듭할 경우 하나님 앞에, 한국 교계 앞에, 성도들 앞에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다는 심정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후보자의 불법이 드러나면 반드시 그에 따른 처분을 받도록 하는 등 모든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