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 “나눔운동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길”

입력 2010-12-09 18:47


내년이면 창립 20주년을 맞는 국제NGO 굿네이버스의 건물은 서울 청파동 대로변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곳 6층 집무실에서 이일하(64) 회장을 만났다.

“지난해와 올해 신규 후원회원 가입이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특히 젊은 세대들이 NGO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후원에 참여하고 있지요.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이 나눔이 이젠 개별 NGO 차원을 넘어 사회적 운동으로 이어지고 국가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을 바라봅니다.”

이 회장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만드는 통로가 된다고 말한다. 순수 한국산 NGO 굿네이버스가 현재 후원회원 35만명을 기록, 세계적인 NG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을 그는 한국인의 잠재력에서 찾았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기부문화가 정착되고 있어요. 여기에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콘텐츠를 계속 개발한 것이 주효했어요. 나눔의 감동을 화면으로 만들어 준 매스컴의 역할도 컸고요.”

나눔과 후원을 전문영역으로 세분화해 보람과 참여를 극대화시킨 것이 굿네이버스의 강점이다. 굿네이버스 대학생 동아리는 전국에 40개 2000여명이 조직돼 있고 전국 초·중·고생에게 세계시민교육을 시키고 있다. 교육전문위원을 위촉, 아동복지와 구호개발에 참여시키고 전문인을 모아 펼치는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굿네이버스는 국내 최초로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로부터 포괄적 협의지위(General Consultative Status)를 부여받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 23개국에 지부를 두고 구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지부는 모금만 하지요. 긴급상황이 생기면 곧장 현장으로 달려가는데 아이티 지진 때도 저희가 25시간 만에 제일 먼저 출동했습니다.”

구호활동도 상당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 회장은 1978년 기독교한국침례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굿네이버스를 설립하기 직전까지 월드비전에서 일했다. 복지사역만 30년 넘게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이라 국내외 구호사업에 대한 식견이 넓고 예측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기부금 총액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가 3000억원, NGO들이 4500억원 정도로 추산합니다. 그러나 저는 앞으로 이 기부금이 3조원 규모로 커진다고 봅니다.”

NGO는 서로 경쟁이 아니라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해 한국NPO공동회의(National Council of NPO, Korea)를 설립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메이저급 비영리 민간단체 12곳이 모인 이 기구는 모금 및 운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부와 정책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모금활동에 따른 정보 교류, 역량 강화, 인프라 구축, 콘텐츠 개발 등 NPO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활발한 NGO 활동이 결국 국가적 위상을 높이고 더불어 사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충실히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 회장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소명의 영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한다.

시종 힘이 넘치는 어조로 기부와 나눔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 회장은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고 역량을 집중했더니 언제나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시작된 굿네이버스의 행복 바이러스를 지구촌 전체에 퍼뜨리겠다”고 자신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