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국민일보 보내기운동’ 라득환·홍순성 장로… 실버들의 즐거운 ‘Mission’

입력 2010-12-09 14:43


인천 교동면 인사리 802번지. 이곳 인사감리교회가 위치한 교동도는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8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다. 북한에서 2㎞도 떨어지지 않아 북한땅이 훤히 보인다. 사실 거리상으론 얼마 전 포격을 당한 연평도보다 북한에서 훨씬 가깝다. 해변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고 곳곳에 초소가 있다. 조용한 날엔 북한 방송과 개 짖는 소리도 들릴 정도다.

“이곳엔 어르신들이 많아요. 50대 중반이 젊은 축에 속할 정도니까요. 한글을 못 읽는 분이 많아 신문을 받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아마 이 동네는 10대 일간신문 중 국민일보가 유일하게 들어올 겁니다. 신문을 받아 볼 수 없는 형편이었는데 문서선교사업단의 도움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주일이나 새벽예배 설교 땐 아예 미션라이프를 들고 강단에 올라갈 정도로 목회에 잘 활용하고 있어요. 예화가 살아 있어 아주 좋습니다.”

전정필(40) 인사감리교회 목사는 상황점검 차 교동도를 찾은 본보 문서선교사업단 라득환(73) 단장과 홍순성(80) 공동본부장의 손을 잡고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다. 사실 이곳에서 목회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위성방송을 통해 기독교 방송을 시청하는 것과 인터넷이 전부다. 따라서 육지에서 매일매일 변하는 교계 흐름과 목회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선 신문이 절대적이다. 매일 오후 2시 집배원을 통해 전달되는 신문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듯 외딴 섬마을에 신문이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문서선교사업단의 도움 때문이다. 사업단은 1년치 구독료를 지원할 후원자를 찾아 지역 교회와 연결해 준다. 서해 5도와 울릉도, 독도, 남해 외딴섬까지 이들의 손길이 닿는 교회마다 국민일보가 들어간다. 2004년부턴 13개 교단, 47명의 공동본부장을 세우고 미자립 교회와 낙도 등 오지에 신문 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렇게 보낸 신문만도 3000부가 넘는다.

그렇다면 라 단장과 홍 본부장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신문보급 운동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갈렙이 80세에 부름을 받았듯 하나님의 신문을 보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많은 목회자가 국민일보를 목회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스크랩을 합니다. 타 신문이 안 가는 오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역이 살아나려면 목회자들에게 미션지가 들어가야 하거든요. 군 복음화를 위해서도 군부대에 국민일보를 보내야 한다고 확신해요.”

홍 본부장은 1983년 해군 준장으로 예편하고 여수수산대 총장과 서경대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 승동교회 원로장로로 섬기고 있다. 홍 본부장은 독도에 신문을 보낸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고 했다. “독도에서부터 신문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독도경비대장과 이장, 등대지기에게 1부씩 보냈는데 ‘신문 잘 받아보고 있다’며 고맙다는 전화가 가끔 와요. 그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라 단장의 경우 신문 보내기 운동을 펼치는 것은 좀더 큰 목적이 있다. “한국 교회의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어디입니까. 바로 국민일보입니다. 이런 힘을 갖고 유일한 분단국가의 오명을 씻고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한국 교회의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해요. 독일 교회를 보십시오. 통독 과정에서 동서독 교회가 큰 역할을 했지 않았습니까.”

라 단장은 83년 육군 중령 전역 후 대기업 간부와 기독교TV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서울 송암교회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는데 한국 교회가 통일기금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며 ‘통일기금닷컴’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흔히 6만 교회, 1200만 성도라고 합니다. 낙도와 산간오지 등 전국 모든 교회가 국민일보를 받아 볼 수 있도록 대대적인 신문 보내기 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기독교 가치를 담고 있는 일간신문은 세계적으로 국민일보가 유일합니다. 복음 실은 신문을 보급하기 위해 한국 100대 교회를 찾아다니며 순회 특별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전국 교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교동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