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샌지 구금 이후… 런던 언론인 클럽 도피처로 활용
입력 2010-12-08 21:47
성범죄 혐의로 영국 경찰에 구금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39)의 적극적인 법정 투쟁이 예고됐다. 어샌지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의해 보석 신청이 기각된 뒤 “보석을 다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어샌지는 다음 심리 기일인 오는 14일까지 구금된 채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게 된다. 심리 과정에서 어샌지 측이 법적 권리를 포기하거나 판사가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할 경우 어샌지 신병은 스웨덴으로 인도된다. 앞서 어샌지는 자진출두한 뒤 보석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로이터통신은 어샌지의 성범죄 혐의는 콘돔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를 고소한 스웨덴 여성 2명 중 1명은 성관계 도중 콘돔을 사용하지 않아 어샌지의 성병 여부를 알아보려 한 것이었고, 또 다른 여성은 콘돔이 찢어진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선 콘돔 사용을 거부하면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보지 않아 성추행 혐의로 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이다.
어샌지는 체포되기 직전 또 다른 호주 신문 더 오스트레일리언에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위키리크스는 ‘과학적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언론을 개척했다”면서 “민주사회는 강력한 언론이 필요하며 위키리크스는 이런 언론을 구성하는 일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내용들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진실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공개하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와 그 추종세력들은 위키리크스만 악랄하게 공격하며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샌지가 체포된 이후 그에 대한 기사가 줄을 잇는 가운데 AFP통신은 그가 지난 몇 달간 런던의 언론인 클럽 ‘프런트라인클럽’에 근거를 두고 활동한 것과 그의 아들 대니얼(20)이 자신의 트위터에 아버지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또 포브스 인터넷판은 어샌지를 이어 위키리크스를 이끌 제2의 인물로 크리스틴 흐라픈손을 주목했다. 흐라픈손은 아이슬란드 국영방송인 RUV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출신으로 위키리크스의 편집위원 겸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