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역 콜레라 진원지 유엔 평화유지군 네팔 캠프
입력 2010-12-08 18:40
지난달 중순 아이티에서 발병해 21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콜레라가 현지 주둔 중인 네팔 출신의 유엔 평화유지군에서 비롯됐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프랑스 외교부에 제출된 콜레라 전문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티를 강타한 콜레라가 네팔에서 온 유엔평화유지군 캠프에서 시작됐다고 AFP통신이 아이티 콜레라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전염병 전문가인 레나우 피아호 교수가 지난달 아이티에서 조사를 실시했고, 외부에서 유입된 콜레라가 네팔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네팔군은 아이티 중부의 아르티보니트 강(江)과 인접한 미레발레 지역에 주둔 중이며, 콜레라 발생 당시 배설물이 대거 유입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원지로 지목됐었다.
피아호 교수는 그동안 “아이티 해안 주변이나 지진 이재민 캠프촌이 아닌, 중부 지역에서 콜레라가 발병했다”며 “이로 미뤄볼 때 콜레라 진원지는 국내가 아니다”라며 외부 유입설을 주장해 왔다.
베르나르 발레로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은 보고서 내용을 함구했으나 “외교부가 (보고서) 사본을 받았으며 유엔에 전달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AFP는 전했다. 발레로 대변인의 말대로라면 유엔이 전문가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도 이를 고의로 숨긴 게 돼 ‘은폐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엔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의 에드몬드 물레트 단장은 네팔군 캠프의 임시 화장실과 부엌, 급수시설에서 채취한 샘플을 검사한 결과 “콜레라 음성반응을 나타냈다”며 콜레라가 군 기지에서 비롯됐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