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악해진 김무성·박지원… 상생 끝 서로 “네탓” 비난전

입력 2010-12-08 21:39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상생 정치’가 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세종시법 처리 등 고비 때마다 정치력을 발휘하며 협상정치의 쌍두마차로 불렸던 두 원내대표도 새해 예산안 처리에서는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이들은 8일 협상 테이블이 아닌 본회의장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진두지휘하는 현장 사령관으로 맞섰다.

둘 다 책임은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이 결국 마지막으로 합의한 시한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국가 비상상황인 현재 국회가 최대한 빨리 예산을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강행처리에서 오는 모든 비난은 내가 다 지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의 원칙은 ‘철저한 심사’라는 국회법 정신을 강조하며, 북한의 도발로 예산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만큼 심사 기일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에 대해 “우리가 예산처리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계수조정소위원회를 이번 주까지 하고 다음 주에 예산안을 처리하자는 것인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충돌은 예고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산안 전투’ 결과에 따라 두 원내대표의 최종 성적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두 원내대표에겐 가장 중요하면서도 마지막 과제가 예산안 처리인 만큼 이번에는 양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새해 예산안을 강행처리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박 원내대표에게 죄송스러운 마음 금치 못한다”며 “개인 우정보다는 국익이 더 우선이란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