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주택대출 2조9000억 16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입력 2010-12-08 18:25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증가규모가 크게 축소됐고 은행 수신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년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가계부실과 소비침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은 8일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0월 2조7000억원에서 11월 4조1000억원으로 커졌다고 밝혔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2조8793억원 증가해 3개월째 증가했다. 11월 증가 폭은 지난해 7월(3조4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과 은행 대출채권의 양도분까지 포함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조5000억원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9월 부동산 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 이후 주택 거래가 일부 늘어나고 있는 점이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업대출 증가액은 10월 5조1000억원에서 11월 7000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중소기업 대출은 1조1000억원 줄어 6월(-1조6000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감소했다.

은행권 수신 역시 10월 13조7000억원 증가에서 11월 2조4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정기예금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의 예금 인출, 예대율이 낮아진 일부 대형 은행의 거액 예금 유치 자제 등이 이어지면서 올 들어 처음 감소(-2조5476억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내년에 금리가 시간을 두고 인상될 것이 분명하고 올해보다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나면 채무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