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요구 놀랄 만큼 잘 수용” WSJ, FTA 재협상 막후 보도
입력 2010-12-08 18:27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의 수입관세 철폐를 애초 3∼4년간만 미루는 방안을 제시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과정에서 당초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기로 했던 미국의 자동차 수입관세가 5년간 지속되도록 변경돼 졸속 협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WSJ는 “이 같은 협상은 한국이 한 달 전 서울에서 합의는커녕 논의조차 하길 거부했던 내용이었다”며 협상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WSJ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FTA 협상을 타결하기로 마음먹고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 철폐를 3∼4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반면 한국은 오바마 정부가 중간선거 패배로 협상을 서두를 거라고 판단해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FTA 타결 없이 서울을 떠났다.
지난주 한국 협상단이 워싱턴DC를 찾았을 땐 분위기가 급변해 있었다. 한국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위기의식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WSJ는 “한국 협상단은 미국의 요구를 놀라울 정도로 잘 받아들였고, 결국 양측은 당초 미국이 요구했던 것보다 긴 5년간 수입관세 철폐를 미루고 미국 차의 한국 수출에 장벽이 돼 온 안전 기준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쇠고기 시장 개방 공세를 누그러뜨렸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