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2011년 예산안 강행 처리… UAE 파병·4대강법안 등도 통과시켜
입력 2010-12-09 01:00
여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한나라당은 8일 오전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야당을 배제한 채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오후 본회의에서도 민주당 등의 저지를 뚫고 2011년 예산안을 처리했다. 국군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동의안, 서울대 설립·운영법률안, 4대강 사업 핵심법안인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친수법안) 등 쟁점법안도 대거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전 8시쯤부터 본청 245호실로 집결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산안 수정 및 정리 작업을 끝낸 후 당 소속 이주영 예결특위위원장이 입장하자 11시쯤 전체회의를 열어 순식간에 예산안 등 3개 안건을 처리했다.
예결위와 달리 본회의 처리는 쉽지 않았다. 오후 1시45분쯤부터 한나라당 보좌진·당직자들이 민주당 보좌진·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소속 의원들을 1~2명씩 본회의장으로 들여보냈다. 한나라당은 본회의장의 소속 의원 수가 의결 정족수를 넘어서자 야당 의원들과의 몸싸움에 돌입해 4시25분쯤 의장석을 장악했다. 국회는 2008년부터 3년 연속 폭력사태 속에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부의장은 4시45분쯤 본회의 개회를 선언했다. 2011년 예산안 등 3건을 가장 먼저 상정했고 예산안은 찬성 165표, 반대 1표로 통과됐다. 통과된 수정 예산안은 정부 예산안에서 총 4951억원이 줄어든 309조567억원 규모다.
정 부의장은 나머지 안건도 차례대로 직권 상정한 뒤 표결 처리했다. 야당 의원들은 거칠게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으나,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막아내진 못했다.
강행 처리 후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을 위한, 우리 사회를 위한 정의로운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날치기는 끝났지만 민생과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새롭게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새해 예산안이 정기국회 회기 내에 통과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2·3면 정승훈 강주화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