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LIG손보, 확 바꿨지만 ‘2연패 악몽’

입력 2010-12-08 21:33

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은 4년째 포스트시즌 진출을 해보지 못했다.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줄곧 4위에 머물러 3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티켓을 번번이 놓친 것이다.

참다못한 LIG손보 수뇌부는 지난 시즌 중반 30대인 김상우(37)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LIG손보는 이경수, 김요한이 지키는 공격력은 상위팀에 뒤지지 않으나 수비 불안과 센터 약세가 늘 발목을 잡았다.

팀 재건에 나선 김 감독은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비에 중점을 두고 리베로 정성민을 뽑았다. 당초 예상은 하현용의 상무 입대로 공백이 생긴 센터 포지션의 지태환(삼성화재)을 뽑을 것으로 봤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대표팀의 하현용이 조기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요량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LIG손보는 센터진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초반 2연패에 빠졌다. 1차전에서 대한항공에 블로킹에 뒤지며 패했던 LIG손보는 8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블로킹 수 3-17의 절대적인 열세 속에 우리캐피탈에 0대 3(25-27 17-25 20-25)으로 완패, 2연패에 빠졌다. 반면 지난 시즌 신생팀 우리캐피탈은 그동안 LIG손보에 당한 6연패의 치욕을 말끔히 씻고 2연승을 달렸다.

LIG손보는 1세트에서 김요한과 페피치의 좌우 강타만으로 22-18로 앞서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용병 숀파이가의 연속 득점과 강영준의 서브에이스,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23-23 동점을 만든 우리캐피탈은 듀스 끝에 신인 김정환의 끝내기 득점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1세트에서 블로킹 수 6-0으로 압도한 우리캐피탈은 2세트에서도 5-0의 많은 블로킹을 앞세워 낙승했다.

LIG손보는 3세트 초반 페피치와 유재민이 처음 가로막기를 성공했지만 우리캐피탈로 넘어간 흐름을 끝내 되돌리지 못했다. 우리캐피탈은 김정환 14점, 숀파이가 11점, 강영준 11점 등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고 센터 신영석, 박상하는 각각 5블로킹을 포함해 9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3년 만에 복귀한 베테랑 세터 방지섭과 기존 세터 황동일을 번갈아 기용한 LIG손보는 리시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양쪽 날개만 고집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로 연패에 빠졌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