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사고 3주년 세미나, “기름유출 3년… 태안은 아직 울고 있습니다”
입력 2010-12-08 18:25
‘태안은 아직도 울고 있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발생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민의 삶은 팍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8일 서울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개최한 ‘서해안 원유유출 사고 3주년 세미나’에서 이광희 태안의항교회 목사는 “사고 이후 겉보기엔 멀쩡해졌지만 주민들은 분노와 울분,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사고 이후 삶의 희망을 잃고 제대로 된 보상을 촉구하다 자살한 사람만 4명이나 된다”며 “이들의 죽음은 곧 태안 주민들의 삶과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현재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생계와 보상, 건강 문제”라며 “이것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함에도 3년이 지나는 동안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한국교회 자원봉사자만 80만명이 다녀갔고 방제작업 1년 만에 바다는 다시 깨끗해졌다. 그러나 주민 보상과 환경 복원,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는 계속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져 있다.
자연생태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사고 직후 기름띠는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구름포와 만리포 해상에 머물다 10일 만에 군산, 20일 만에 전남 영광군 낙월도를 지나 한 달 만에 제주도 조천읍 다려도 해안까지 확산됐었다.
이승화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은 “눈으로 보이는 기름은 많이 사라진 상태이며 해양생태계도 비교적 회복돼 보인다”며 “그러나 현재까지도 태안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많은 기름이 잔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는 정부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생태계 회복이 늦어지는 지역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태안 갯벌 및 암반 생태계 복원은 장소에 따라 수년 이상의 회복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변화 양상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회복을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이날 ‘서해안 원유유출 사고 3주년 한국교회 선언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 책임 당사자의 사과, 한국교회의 창조질서 보전운동의 지속적 추진 등을 요구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