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크릿가든’ 현빈·하지원 “性바뀐 캐릭터에 적응하기 참 힘들었어요”

입력 2010-12-08 21:22


SBS ‘시크릿가든’에서 신비의 약을 먹고 몸이 바뀐 백화점 사장 김주원(현빈)과 스턴트 여배우 길라임(하지원)이 지난 5일 방송된 8회에서 드디어 본래의 몸을 되찾았다. 그동안 상대 배우의 캐릭터 연기에 몰두한 두 배우를 8일 경기 여주군 마임비전빌리지 ‘시크릿가든’ 촬영장에서 만났다.

“다시 라임으로 돌아왔는데 주원이의 말투를 써서 당황했다”(하지원) “주원이 말투라고 내뱉었는데 감독님이 그건 라임이 같다고 지적해 혼났다”(현빈). 두 배우는 서로의 캐릭터를 되찾느라 바쁘다고 했다.

한 드라마에서 남자와 여자 1인 2역을 연기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현빈은 “여자인 라임을 연기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 9부 때 주원이로 돌아오니까 너무 편하다. 회를 거듭할수록 부족한 부분이 해소가 안 되고 쌓여갔다. 또 라임이를 연기해야 할 기회가 있다면 더 잘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말을 끝낸 후 한쪽 입꼬리만 올리거나,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주원의 특성을 세세하게 표현한 하지원은 “이 연기를 위해 방송을 볼 때 주원이 위주로 많이, 반복해서 봤다”고 말했다.

“촬영하기 전에는 남자로 바뀌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어요. 또 그 연기를 하더라도 이건 장난이 아니다, 오버하지 말고 진지하게 연기하자는 다짐을 했어요. 실제 촬영 즈음에는 남자로 바뀌는 꿈을 자주 꿀 정도로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각자 다른 몸으로 침대에서 깨어난 주원과 라임이 경악하는 장면(5부)이나, 주원의 몸을 한 라임이 오스카와 말다툼을 하다가 입술을 부딪치는 장면(8부) 등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오스카와의 키쓰신이 기억에 남는다”는 현빈은 “감정이 들어간 키스신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상대배우가 여자가 아니다보니까 감독님의 ‘컷’ 사인이 나와도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3일 첫 회 시청률 17.2%(AGB닐슨 미디어리서치)로 시작한 ‘시크릿가든’은 8회 만에 22.3%로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기비결에 대해 하지원은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현장에서 배우들의 호흡이 너무 잘 맞는다.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느끼게 하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까칠하지만 도도한 백화점 사장과 씩씩하고 당찬 스턴트 여배우의 사랑이야기는 시청자들뿐 아니라 자신들까지도 설레게 한다고 털어놨다.

현빈은 3회에서 주원이 라임을 따라 액션 스쿨에 가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설레는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을 가장 가슴 설레던 장면으로 꼽았다. 하지원도 “윗몸일으키기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주원이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라고 하는 대사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다”며 웃었다.

여주=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