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나의 오병이어
입력 2010-12-08 17:32
마가복음 6장 30∼44절
세계 인구 3분의 2가 아직 예수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교지의 남은 과업의 방대함을 생각할 때면 가끔 무력감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더구나 선교지의 상당수는 가난의 깊은 굴레와 정치적 종교적 압박 속에서 유리하는 인민들이 살아가고 있어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들 중 상당수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빈들까지 찾아 온 큰 무리를 보시고 그 목자 없는 양 같음을 인하여 불쌍히 여기신 주님의 마음이 우리들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때가 저물어 5000명 이상의 무리를 바라본 제자들은 이곳이 빈들이니 저들로 촌과 마을로 가서 먹을 것을 사먹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날 세계와 한국의 문제를 바라보는 주님의 관점 역시 분명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너희가 그 필요를 채우라”고 말입니다.
제자들은 재빨리 계산해 보았습니다. 약 200데나리온(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1000만원)의 떡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과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과 물질이 필요합니다. 북한 문제가 그 예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엄청난 세상의 요구 앞에 당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주님은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느냐? 가서 보라”고 하십니다. 제자들은 자신들과 무리 속에서 발견한 오병이어를 갖고 오면서 이것으로 어떻게 이 필요를 다 채울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믿음으로 오병이어를 드렸고 이것은 기적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5000명 이상이 배불리 먹고 남은 떡 조각과 물고기를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습니다. 이 얼마나 신나는 장면입니까. 저는 이 기적 사건을 삶 속에 적용하기를 좋아합니다. 선교의 좋은 일이 있다면 맨 먼저 저의 오병이어를 드리곤 합니다. 그러면 주께서 오병이어의 수백 배를 채우시며 필요 이상으로 공급하시는 것을 경험합니다.
금년 여름 모 선교회가 본부 건물 전세금 전환과 선교사를 위한 안식관 마련에 2억5000만원을 긴급히 모금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주저 없이 오병이어 부분인 520만원을 작정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 내에 여기저기 돈을 모아 헌금했는데, 다른 선교사들도 한 마음이어서 석 달 만에 5000만원을 모았습니다.
넘치도록 채우실 주님의 기적은 오늘 한국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병이어는 기적의 출발이자 세계 변혁의 동력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우리가 선을 베풀 대상들 가운데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한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했을 때 비상기금 신설을 제안했던 적이 있었고, 선교사들과 이사 및 회원 교회에 이를 알린 적이 있습니다. 이때 제일 먼저 반응한 사람은 선교사들이었고, 이들의 오병이어로 소속 교단 선교부의 비상기금이 벌써 1억원이나 모였습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선교사들의 오병이어, 그것이 기적의 씨앗이었습니다.
선교지에도 그냥 퍼주지만 말고 현지인들이 갖고 있는 오병이어를 사용해 기적을 체험하기를 바랍니다. 이는 선교의 새로운 전략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오병이어는 무엇입니까. 기꺼이 드림으로써 주님의 새로운 기적을 기대합시다. 선행의 기회는 항상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정국 목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