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신삼국지-갈등 요인 분석] 한국 vs 중국, 6·25 참전 역사인식 상반 입장
입력 2010-12-08 16:13
한국과 중국 관계가 올 들어 계속 삐걱거리고 있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양국관계가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한·중 갈등은 북한의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사건에 대응하는 문제에서 비롯됐다. 한국은 중국이 사실상 ‘북한 감싸기’에 나서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으로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다. 중국은 한·미 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춰 중국 근해인 동해와 서해에서의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대응이란 명분으로 한국이 미국을 끌어들임으로써 중국이 상대적으로 위협받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북 대응에서도 근본적인 차이를 드러내 갈등 해소가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대북 압박보다는 6자회담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압박한 뒤 태도변화가 있을 경우 6자회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달 28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긴급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은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됐다. 면담에서 양국간 입장 차가 드러난 건 물론, 면담 직후 중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제기해 상호 불신이 커졌다. 한국에선 외교적 결례를 거론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중국은 한국의 단호한 거부 입장에 유감을 표명했다. 천안함 사건 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이후 의장성명이 나오는 과정에서 중국이 북한을 두둔해 갈등이 겪었었다.
역사 문제에서도 양국간 갈등은 여전하다. 지난 10월 ‘6·25전쟁 참전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중국 정부는 항미원조(抗美援朝)로 표현하며 정부의 공식 정론(定論)이라고 밝혔고, 한국은 중국의 역사적 사실 왜곡에 강한 유감을 밝혔다.
최근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된 미 국무부 외교전문 내용으로 양국간 감정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천영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중국을 원색 비난한 내용이 드러나 중국 언론 등은 한국을 비난했다. 또 중국이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 북한과 ‘3자 대화’를 비밀리에 추진한 사실 등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신뢰에 흠집을 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