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신 삼국지-군사력 비교] 거침없는 中… 재무장 야욕 日… 샌드위치 韓
입력 2010-12-08 16:43
동북아시아 군사력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부동의 군사력 1위를 지켜온 곳은 일본이었다. 그러나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90년대 초부터 거침없이 추진돼온 중국군 현대화는 일본을 2위로 밀어냈다.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는 중국의 군사력을 일본이 지켜 보고만 있을 리 없다. 더욱이 중국은 강화된 군사력을 시험이라도 하듯 지난 9월 일본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에서 한판 승부를 걸었다. 일본은 자국의 순시선을 들이받은 중국어선의 선장을 굴욕적으로 석방해야 했다. 노골화된 중국의 공세에 일본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 조치 착수’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군사강국 사이에 있는 한국은 불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의 군사력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력증강의 방향도 오락가락하고 있으며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은 돌아볼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중국, 연안방어서 대양으로… 항모 건조 착수
중국군의 작전영역은 이미 대만해협을 넘어 인도양과 서태평양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1980년대 이후 구 소련의 몰락으로 내륙에서의 위협은 감소했다고 판단, 해양주권의 안정적인 확보에 주력해왔다.
육군 병력수를 대폭 감소시키고 경량화해 신속대응군으로 재편했다. 중국 해군은 기본전략을 연안작전에서 근해작전으로 전환, 방어선을 제1도련(대만 인근)에서 2050년까지는 제2도련(미 태평양기지가 있는 괌 인근)으로 확대했다. 이를 위해 30∼40대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모함 건조에 착수했다. 또 이미 62대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강국이면서도 최근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최신형 공격용 핵잠수함도 진수했다. 공군력 강화를 위해 신형전투기 J-10, J-11을 생산해내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 Su-30Mk와 같은 신예기도 대거 도입했다.
4대의 조기경보기도 운영 중이다. 공중급유기를 도입해 전투기의 작전반경을 3000㎞까지 확대했다.
중국은 미사일 강국이기도 하다. 대만을 위협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 800기와 DF(등펑)-31 등 미국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30기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또 올 들어 미사일 요격실험에 성공할 정도도 정교한 레이더 시스템을 갖춰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를 위협하고 있으며 세 번째 베이더우(北斗) 항법위성을 발사해 우주무기 개발 의지도 과시했다.
일본, 최정예 군사력… 정찰위성도 4기 보유
일본은 연내 확정할 신방위계획대강에서 센카쿠열도 등 도서방위 강화를 명기했다. 중국의 해양진출에 본격적으로 대응키로 한 것이다. 무기 수출과 외국과의 무기공동개발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무기수출 3원칙’도 재검토된다.
일본은 이미 최첨단 전투기 F-15J를 203대나 확보하고 있고 최첨단 이지스함을 6척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최신예 잠수함과 군사위성으로 활용되는 4기의 고성능 정찰위성도 운용하고 있는 군사대국이다. 일본은 이런 정예 군사력의 즉응성과 기동성 강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F-15J 성능개량이 지속되고 있다. 주변 해공역의 경계 감시를 위해 조기경보기 E-737 4대와 E-3C 13대 등 17대나 구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이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능력 확보이다.
일본은 도쿄 인근 요코스카 육상자위대 다케야마 기지 등 전국 16곳에 패트리엇트3(PAC3)를 배치해 육상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지스함 3척에 스탠더드3(SM3)미사일을 장착하는 해상방어시스템을 구비해 철통같은 방어시스템(MD)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 北·주변국 견제… 힘겨운 두 토끼몰이
2008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우리의 국방목표는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우선적으로 대비함은 물론 미래 잠재적인 위협에도 동시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위협에 대한 대응과 주변국의 잠재적 대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이 쉽지는 않다.
우선 육군전력으로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K1A1전차와 K-9자주포를 구비하고 있으며 다연장로켓포(MLRS)를 갖추고 있다. 해군전력으로는 한국형 이지스함 1호 세종대왕함 외에 이지스함을 2척 더 건조해 북한의 위협과 원양작전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공군의 주력은 F-16에서 현존하는 최강 전투기인 F-15로 전환하고 있고 조기경보기도 2012년까지 4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합참관계자는 “한국의 군사력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자체 방어를 할 수 있는 ‘방어적 충분성’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