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신삼국지-북한관과 남북관계] 中 역사 인식 한국과 큰 차이 일본은 예상 외 한국에 호감
입력 2010-12-08 16:13
본보는 창간특집 ‘한·중·일 신삼국지’ 취재를 위해 중국 베이징(11월 24∼27일)과 일본 도쿄(11월 30일∼12월 4일)에 취재팀을 파견했다. 중국과 일본 청년의 생활상, 문화, 가치관을 한국과 비교하자는 취지였다.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와 대학, 고등학교가 취재 대상이었다.
이번 취재로 여행을 통해서는 볼 수 없었던 중국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공공장소에서 연인끼리 볼을 부빌 정도로 개방적인 중국 청년들은 여전히 체제나 정치 문제를 입에 담기 꺼렸다.
연평도 포격 다음날 만난 중국인 대학 강사는 북한이 도발했다는 말에 “여기 신문은 한국이 먼저 공격했다고 보도했다”며 놀랐다. ‘남북한 쌍방의 문제’라며 신중론을 펴는 중국인에게서 한국 정부에 냉정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가 겹쳐 보였다. 정부나 체제를 비판하는 대학생은 만나지 못했다.
역사 인식도 한국과 멀었다. 베이징대에서 동북공정 연구회를 운영하는 한국인 유학생 최모(26)씨는 “중국인 학생은 조선을 중국 땅으로 배워 온 친구들이라 동북공정을 당연히 여긴다”고 전했다.
중국과 비교할 때 일본은 한국과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일본 젊은이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서 만난 부동산 관계자는 “월세를 내주려는 일본인이 ‘아시아인은 사절한다’는 조건을 달면서도 한국인을 예외로 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4년 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거리에서 만난 10대들은 서툰 일본어로 길을 물으면 도망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 호소다 고등학교를 찾았을 때 학생들은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를 외치며 기자를 환영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동력은 부족해 보였다. 일본 대입시험에서 한국어는 영어 중국어 독일어와 함께 외국어 선택 과목이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은 아직 많지 않았다. 제2 외국어를 공부하는 일본 고교 2027곳 중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420곳에 불과했다. 민간단체 재팬포럼 관계자는 “언어 교류는 문화 교류의 시작”이라며 “한국어 보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