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신삼국지-경제력 비교] 상품경쟁, 자동차·가전품 등 물고 물리며 ‘격돌’

입력 2010-12-08 16:17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위원은 흥미로운 얘기를 전했다. 일본 히타치 그룹 관계자가 분석한 우리나라의 경쟁력에 대한 것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9일 “그는 일본이 3가지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뒤진다면서 위기의식을 표시했다”며 “그가 꼽은 것은 집중력과 글로벌 인재 및 마케팅 능력, 의사결정 속도였다”고 했다.

일본 업계가 우리나라에 대한 견제를 넘어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시점은 2005년 무렵이었다. 당시 삼성전자의 이익이 일본의 마쓰시타, 히타치, 도시바, 일본전기(NEC) 등 상위 10개 전자업체의 순이익을 합친 수준의 배 가까이 된다는 실적 비교 때문이었다. 그러나 축배의 순간은 잠시였다. 복제 운동화에서 유인우주선까지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국의 추격에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어서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중국의 산업이 중화학공업 제품의 수출형 구조였다면 이후 중국의 성장전략은 내수시장 확대에 맞춰져 자동차, 가전 등 내구소비재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3국의 미래 성장엔진도 유사하다. 중국의 7대 전략적 신흥산업과 일본의 신성장전략,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 종합 추진계획 모두 전기자동차와 신에너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격돌이 예상된다.

정동권 조민영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