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신삼국지-젊음의 거리를 가다] 요시다 마사루 “취업난에 구직연령 낮아져”

입력 2010-12-08 16:19


지난 1일 일본 도쿄 니시와세다역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와세다대 4학년 요시다 마사루(吉田傑·24)씨. 그는 외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에서 서무를 보며 대학생활을 했다. 기숙사비는 8만엔, 우리 돈으로 약 110만원이다. 학교 인근 자취방 월세는 이보다 비싸다. 그는 숙식비로 월 8000엔만 내는 대신 한국과 중국 유학생의 현지 적응을 돕는 일을 한다.



요시다씨는 일본 최북단 훗카이도 출신이다. 고향을 떠나 와세다대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름 값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본에도 학벌이 있어요. 최근 그런 분위기가 더 심해졌어요. 저는 와세다대에 있는 모든 학과에 지원했어요. 과는 중요하지 않았죠. 다행히 사회과학부에 합격해서 오게 됐습니다.”

학벌이 중요시 되는 이유는 역시 취업 때문이다. 그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도쿄대, 게이오대, 와세다대처럼 유명한 대학을 나오면 취직할 때 가산점이 주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요시다씨는 최근 일본 연금관리공단에 합격했다. 원했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친구들은 그를 부러워했다.

그는 장기불황의 여파로 취업이 일본 젊은이의 분위기를 죄다 바꾸고 있다고 했다. 대학 졸업생이 모두 공무원이나 대기업을 선호하고, 그러다 보니 경쟁률이 높아져 취업 연령도 낮아졌다. 요시다씨는 “요즘 기업은 25살이 넘는 구직자는 뽑지 않으려고 해 대학생은 휴학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취업 활동은 빨라졌다. 슈카츠(就活)로 불리는 취직 활동은 대학교 3학년부터 시작한다. 이력서를 들고 기업을 찾아다니거나, 인턴십에 응시하는 일이다.

자연스럽게 학과 공부는 소홀히 하게 된다. 취업 준비를 위한 자격증 시험, 토익시험이 더 중요하게 됐다. 요시다씨는 “대학생 대다수가 상황이 비슷해 기업도 학점보다는 인성을 많이 보게 됐다”고 말했다.

결혼 연령은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우리보다는 이르지만 여자는 25∼27살, 남자는 29∼30살에 결혼한다. 예년에 비해 2∼3년 늦춰진 것이다.

도쿄=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