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신삼국지-젊음의 거리를 가다] 자오젠둥 “기업들 석사 원해 대학원 진학 러시”

입력 2010-12-08 16:20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베이징대 의학부 2층 빈 강의실에서 만난 의학영어과 4학년 자오 젠둥(趙建東·21)씨. 본래 기계 다루는 걸 좋아했던 그는 공대에 입학하려 했지만 부모와 상의 끝에 진로를 바꿨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가족이나 사회가 저에게 바라는 게 뭔지 고민을 했어요. 부모님은 돈을 많이 버는 기업가나 공무원이 되길 바랐죠. 저도 그런 직업을 생각하다 의대에 진학하기로 했어요.”

중국에서 인기 있는 직업군은 의사, 판·검사, 공무원 등 연봉이 많은 직종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부동산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건축설계사 등 부동산 관련 직업이 인기 직종으로 올랐다.

“중국 학생의 최대 고민은 취업 문제입니다. 취업이 안 돼서 힘들어하는 대학 졸업생이 많죠. 돈을 빌려 대학에 왔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해 거리를 나도는 중국인이 많습니다. 대졸자는 채소 파는 일 같은 단순 직업은 찾으려 하지 않거든요. 그나마 취업이 잘 되는 부동산 관련 학과에 학생이 몰리는 겁니다.”

대학 때 취업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는 일이 중요하게 됐다. 베이징대는 중국 국가영어시험(GET) 4급을 통과해야 학위증을 받을 수 있다. 석사에 진학하려면 6급 이상을 통과해야 한다.

취업 학력도 높아져 학사 이상의 학위를 따려는 학생도 많아졌다. 자오씨는 “같은 조건이라면 기업이 학사보다 석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부분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학도 취업을 돕기 위해 인턴십을 의무화했다. 베이징대는 4학년 2학기에는 반드시 기업 등에서 인턴을 해야 한다. 취업요령 참고서도 물밀 듯이 출간됐다.

인터넷을 통해 서구적 가치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연애 방식은 상당히 개방적으로 바뀌었다. 자오씨는 “1990년 이후 출신은 거리에서 스킨십도 대범하고 연애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젊은 부부 사이에서는 남자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결혼 연령은 늦어져 보통 남자는 28∼35세, 여자는 26∼30세에 결혼한다고 했다.

베이징=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