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서 고병원성 AI 검출
입력 2010-12-08 01:33
전북 익산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구제역이 확산되는 가운데 철새 도래지인 호남지역에서 AI까지 터지면서 정부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철새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번 AI는 일본에서 창궐한 직후 건너온 것으로 보여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7일 AI 검사를 위해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에서 포획한 청둥오리 39마리 가운데 1마리에서 고병원성 AI(H5N1형)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만경강 주변을 긴급 소독하고, 검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를 관리지역으로 설정해 가금 사육농가에 대한 차단방역에 나섰다. 관리지역 안에는 닭 사육농가 219곳에 닭 268만7460마리, 오리 사육농가 13곳에 오리 13만8540마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도는 AI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주요 도로 소독, 야생조류 접근 차단을 위한 축사 그물망 설치, 가금류 농가 임상예찰 강화 등 조치를 취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AI는 야생조류에서 발생한 것인 만큼 아직까지는 농가의 가금류에까지 전파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철새 등 야생조류가 국내로 AI를 유입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2006년부터 3년간 전국 철새 서식지에서 청둥오리 등 20여종의 분변 5116점을 채취해 조사했다.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월 14일 제주시 한경면 용수저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견됐고, 10월 15일에는 충남 예산군 오리농장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각 지자체는 저병원성이라도 고병원성으로 전이될 우려가 있는 점을 감안해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
정동권 기자, 전주=김용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