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서해5도 요새화 어떻게… 섬 전체에 지하도시·軍기지 대만 진먼다오 본뜰 듯
입력 2010-12-08 01:31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군사 요새화하는 방안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7일 “서북도서의 전력증강과 함께 주민과 군 기지를 동시에 보호하는 대책을 포함한 서북도서 전략계획 수립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당초 군 당국은 합참과 방위사업청, 해병대, 해군 합동으로 구성된 시찰단을 20일쯤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에 파견할 계획이었으나,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취소했다.
서북도서는 군사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인데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진먼다오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진 백령도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섬 일부에 지하요새를 구축해 일정기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섬들은 북한 해안포나 방사포 공격 또는 기습 상륙작전에 대응할 만한 전력이 확보돼 있지 않다. 특히 주민대피시설 등은 수십 년간 방치돼 왔다.
중국 본토에서 불과 1.8㎞ 떨어져 있는 진먼다오는 동서 20㎞, 남북 길이 5~10㎞인 섬 전체가 땅속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폭 1m, 높이 2m의 지하통로가 2㎞나 이어진 민간 대피소들이 12곳이나 건설돼 있으며 긴급 구호장구와 비상식량 등을 갖추고 있다. 각 대피소 길이를 연결하면 갱도는 무려 10㎞에 달한다. 갱도는 차량 2대의 교차 통행이 가능하다. 지하 2층으로 건설된 지하도시는 4만여명의 주민 전체가 대피해 생활할 수 있다. 화생방 방어시설은 물론 지하 격납고와 연결된 활주로에서 전투기가 이륙할 수 있다고 한다. 진먼다오는 1958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44일간 포탄 47만발을 퍼부었으나 버텨낸 이후 지하요새를 구축하기 시작해 92년 완공됐다.
그러나 서북도서 요새화에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예산확보 문제다. 한 군사전문가는 “첨단전력을 배치하고 지하화 기지를 건설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제한된 국방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인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요새화로 북한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