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사찰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 주장
입력 2010-12-08 01:53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국가정보원 출신 이창화 전 청와대 행정관의 불법사찰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08년 당시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밑에 있었던 이 행정관이 박 전 대표도 사찰했다고 한다”며 “C&그룹 임병석 회장 누나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다다래 일식집에 간 것이 사찰의 과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남 영광 출신인 이성헌 의원이 왜 그 집에 박 전 대표를 모시고 갔는지, 그리고 또 거기서 박 전 대표와 임 회장 간의 회동이 있었는지, 그리고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이창화 팀’은 여주인인 임성은씨와 종업원을 내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석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한 사람은 이 정부의 핵심 정보에 밝은 인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성헌 의원이 2008년 초 박 전 대표에게 임 회장을 소개했다고 들었다”며 “당시는 C&그룹이 어려울 때”라고 말해 구명 로비 차원에서 임 회장이 박 전 대표를 만났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다다래에서 임 회장과 만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 회장이) 누구예요?”라고 되물으며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사찰설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는 많이 있었잖아요”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성헌 의원은 “박 전 대표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끝난 이후 9월 10일쯤 (다다래에) 한 번 간 적이 있으나, 임 회장은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석현 의원은 또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팀원의 수첩을 근거로 참여정부 인사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이철 전 철도공사 사장의 휴대전화 도청 내용을 열람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당시 복지부 장관이었던 김근태씨가 장관할 때 남겨둔 인맥을 조사한 내용도 있다”며 “수첩을 보면 ‘똘마니’라는 언급과 함께 S대(서울대) 사회학과, 호남 출신으로 6명의 이름을 써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밀어내려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사했다”며 “수첩에 보면 ‘2B 입장에서는 조금 더 빠르고 정확하게 조사하는 등 이중플레이를 하라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2B는 이용호 청와대 비서관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원관실이) 사찰 서류들을 무더기로 감춰 놓은 장소를 알고 있고 지금이라도 택시를 타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장희 강주화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