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관문 뚫었다… 김비오·강성훈 꿈의 PGA로
입력 2010-12-07 21:38
세계 최고 골프무대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 ‘꿈의 무대’에서 뛰기 위해서는 대략 4가지 방법이 있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Q)스쿨을 거치거나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상금랭킹 20위안에 들어야한다. 또 대회 스폰서 초청이나 대회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한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도 투어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1996년 스폰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카드를 확보한 케이스다.
이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Q스쿨이다. 그러나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 Q스쿨을 경험한 최경주(40)가 “다시는 오지 말아야할 지옥의 레이스”라고 말할 정도로 Q스쿨은 그야말로 통과하기 어려운 관문이다. 1,2차 예선을 거쳐 추려진 150여 명의 선수가 최종 예선에서 ‘6라운드 108홀 레이스’를 통해 상위 25위 안에 들어야 다음해 PGA 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는다.
김비오(20·넥슨)와 강성훈(23·신한금융그룹)이 이 죽음의 레이스를 통과하는 기쁨을 맛봤다.
김비오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가든의 오렌지카운티 내셔널 골프장 크룩트캣 코스(파72)에서 열린 Q스쿨 최종 6라운드에서 합계 12언더파 417타를 적어냈다. 김비오는 이로써 공동 11위라는 좋은 성적을 내 25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PGA 투어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강성훈도 마지막날 1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418타로 공동 16위에 올라 김비오와 함께 PGA 투어 멤버가 됐다. 이에 따라 2011년 PGA 투어에서는 최경주, 양용은(38), 위창수(38·테일러메이드)와 함께 한국국적을 가진 선수 5명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해 국내투어에서도 신인에 불과한 김비오는 부정맥이라는 심장질환을 딛고 한국 국적 선수로는 가장 어린나이에 PGA 투어 멤버가 되는 기록도 세웠다. 2년 전 Q스쿨에 도전했다가 2차 예선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던 김비오는 “내년에 상금 랭킹 125위 안에 들어 2012년에도 투어카드를 유지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세계랭킹 1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비오와 강성훈은 내년 1월 중순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을 통해 PGA 투어 데뷔전을 가질 예정이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