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 주택시장은… 월세 대신 전세 비싸도 안전한 곳 선호

입력 2010-12-07 18:10

대학생 세입자들의 주거 형태 선호도가 바뀌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월세가 주를 이뤘던 서울지역 대학가 주택시장이 최근 들어 전세나 반월세를 찾는 대학생 수요로 북적이고 있다.

◇“어디 전세나 반월세 없나요?”=상도동 숭실부동산 이문희 대표는 “2∼3년 전만해도 전세를 찾는 학생이 10%정도였다면 지금은 30%정도까지 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훈(28·숭실대 4년)씨는 지난해 초 서울 상도동에 5000만원짜리 원룸 전세를 얻었다. 김씨는 “학생 입장에서 매월 나가는 월세 부담이 컸다”면서 “거의 2주 동안 부동산 중개업소와 인터넷을 뒤져가며 간신히 얻은 집”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전세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월세에 대한 부담 때문. 반면 전세는 계약이 만료된 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이다.

한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보증금을 조금 더 올려주는 대신 월세를 줄이는, 이른바 ‘반월세(보증부 월세)’ 계약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행당동에 사는 최양지(24·여·한양대 4년)씨도 전세를 구하지 못해 반월세로 바꾼 케이스다. 보증금 2000만원에 월 30만원짜리 원룸이었는데, 보증금 3000만원에 월 23만원만 내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최씨는 “전셋집을 찾아 다녔지만 마땅한 집을 구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반월세로 돌렸다”고 말했다.

◇비싸도 안전한 곳 선호…집주인과 직거래 활발=서울 신촌의 연세부동산 이욱 대표는 “몇 년 전만해도 옥탑방이라도 가격만 싸면 상관없다는 학생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깨끗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따지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진 데다 직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세나 대출 이자를 부담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대학생 세입자와 집주인 간 직거래도 활발하다. 집주인까지 인터넷을 배워 직접 세 놓을 집을 홍보하고 나서 직거래 건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림역 인근의 부동산라이프 서선희 실장은 “중개업소를 통해 집을 알아본 학생들도 나중에 따로 집주인과 전화해 직거래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주택임대차상담실 박예순 상담위원은 “집주인과 직거래를 할 경우에는 등기부등본은 물론 저당권 설정금액을 확인한 뒤에 등기부상 소유권자(또는 대리인)와 계약해야 한다”면서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고 반드시 주소지를 옮겨야 만일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찬 기자, 진삼열 인턴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