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SK “M&M 계약해지 고민되네”

입력 2010-12-07 21:42


SK그룹이 엠앤엠(M&M)과의 관계를 놓고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M&M은 ‘맷값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철원씨가 한때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던 물류회사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최대주주 지위를 잃고 지난 7월 사장에서 물러났지만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SK로서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거래 관계를 유지하자니 괜한 ‘불똥’이 튈까 우려스럽고, 거래를 중단해 선을 긋자니 뚜렷한 명분이 없다.

SK그룹 관계자는 7일 “계약을 해지하고 말고는 거래를 하는 계열사별로 결정할 문제”라면서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의 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나눌 순 있겠지만 일방적으로 지시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씨가 현재 회사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M&M에 다니며 생계를 유지하는 직원들이 애꿎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계약을 계속 유지해나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M&M은 2002년 최씨가 SK네트웍스를 나오면서 세운 회사다. SK그룹과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고 SK에너지의 아스팔트 사업, SK텔레콤의 통신장비·휴대전화·기지국장비 검수 및 운송 업무 등을 맡고 있다.

M&M 측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SK 계열사가 M&M과의 거래를 끊으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날 하루에만 서울사무소에 100통이 넘는 문의전화가 걸려오는 등 직원과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했다. M&M 관계자는 “각 부서별로 확인한 결과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곳은 없었다”며 “계약 조건상 명시된 기간이 있고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