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수능 점수 분석] “EBS 교재만 믿으라더니…” 70% 연계율 또 ‘도마위’

입력 2010-12-07 18:34

EBS 교재와 수능 연계율 70% 방침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올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EBS 교재만 잘 풀면 수능을 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수험생의 기대감을 꺾어 버렸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내년에는 어렵지 않게 출제하겠다고 밝혔으나 EBS 연계 방침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EBS 교재와의 연계정책을 강화해 사교육을 잡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예상된다.

평가원은 7일 “EBS 교재 문항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개념, 원리 파악이 필요한 문항으로 변형해 출제하다 보니 수험생이 어렵게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성열 평가원장은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학생들이 비교적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출제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수능을 계기로 EBS 연계 정책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연계 찬성론자들은 “시험이 어려워지면 변별력이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어 어려운 수능이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출제자 입장에서는 문항을 변형·응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BS 교재만으로 고득점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EBS 문제풀이를 위한 사교육이 성행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수험생은 “70% 연계라는 수치를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수험생의 배신감이 클 것이고 사교육 부담 경감이라는 정책 목표도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번 수능을 반면교사로 삼아 EBS 연계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