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멍난 구제역 방역망 서둘러 강화해야
입력 2010-12-07 17:55
방역망이 뚫렸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해 지난 5일 예천으로 확산된 구제역이 어제 영양에서도 확인됐다. 확산 속도도 빠른 데다 관리지역을 벗어났다. 방역당국은 구제역이 발생하면 최초 발생농장을 중심으로 위험지역(반경 3㎞), 경계지역(3∼10㎞), 관리지역(10∼20㎞)을 설정해 긴급방역을 벌인다. 구제역이 확인된 예천군 호명면 한우농가는 발생지로부터 남서쪽으로 21㎞, 영양군 청기면 한우농가는 동쪽으로 27㎞나 떨어져 있다. 관리지역 방어체계가 무너진 것이다. 이제 어디로 또 확산될지 걱정스럽다.
안동 구제역 최초 발생 당시, 본란에서 초동 대처 미흡으로 이미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확산 차단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건만 허사였다. 당국의 뒷북 대응은 한계를 드러냈다. 관계 부처 합동 점검·지원반 구성은 6일에야 이뤄졌다. 벌써 발병 지역만 30곳을 넘어섰고 지금까지 1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정부기관인 경북 축산기술연구소도 최초 발생지로부터 불과 26㎞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하겠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가능성이다. 최근 일본에서 인체감염 우려가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산 가금육 등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닭·오리 사육농가에 대해서도 방역활동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다. 철새들의 이동 시기라서 조류인플루엔자가 유입돼 구제역과 동시 발생할 경우 국내 축산업은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더 이상의 구제역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주가 중대 고비다. 관계 부처 공무원과 관련 단체 직원, 축산농가 주민들이 힘을 합쳐 구제역 바이러스 차단망을 겹겹으로 쳐야 한다. 이 와중에 안동시에서 방역작업으로 밤샘 근무를 하다 쓰러진 한 공무원이 끝내 숨졌다는 소식은 우리를 무척 안타깝게 한다. 이 순직 공무원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방역망 구축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