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하나 사 먹으려다… 21억원 짜리 바이올린 도난당했다
입력 2010-12-07 21:22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32·사진)씨가 전 세계에 450대밖에 없는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도난당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영국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런던 유스턴역 인근 샌드위치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고르기 위해 바이올린 케이스를 잠시 바닥에 내려놓았다가 3명의 절도범들에게 바이올린을 도난당했다. 이 바이올린은 최소 120만 파운드(약 21억4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이며, 바이올린 케이스엔 명품 활 2개도 들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황한 김씨는 점원에게 “내 가방을 봤느냐. 경찰에 전화를 걸어달라. CCTV는 있느냐”면서 울먹였다고 한다.
김씨가 도난당한 바이올린은 1696년산으로 영국 팬이 영구 임대해 준 것이다. 17∼18세기 이탈리아의 악기 명가인 스트라디바리에서 만든 현악기를 가리키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워낙 희귀하기 때문에 각각 식별할 수 있는 고유번호가 부착돼 있다. 웬만한 악기 딜러라면 스트라디바리우스를 한눈에 알아보기 때문에 시장에서 팔기는 쉽지 않다.
현지 경찰은 절도범들이 희귀명품인 줄 모르고 훔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업체인 라크 인슈어런스 브로킹 그룹은 제보 포상금으로 1만5000파운드(약 2700만원)를 내걸었다.
국내보다 유럽 무대에서 더 유명한 김씨는 3세 때 영국으로 건너가 6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7세 때 퍼셀음악원에 최연소 입학했으며 13세 때 베를린심포니와 협연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레이블인 소니 클래시컬에서 독집 앨범을 내는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