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한적한 이 길이 나를 위해 예비된 소명일 줄이야!… ‘남이 안 하는 거 해봐’

입력 2010-12-07 20:40


남이 안 하는 거 해봐/ 전종준/ 쿰란

“나의 부끄러움이 자랑이 되고, 나의 약함이 강함이 되며, 나의 나눔이 곧 받음이 되는 것을 깨달은 순간, 비로소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수 있었다. 남이 안 하는 것도 하나님의 예비하신 계획 안에 있었다.”

실패의 연속에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이룬 전종준(52·워싱턴로펌 대표) 변호사는 인생에서 만난 예상치 못하는 사건이 모두 하나님이 예비하신 계획이었다고 말한다.

미국 워싱턴 DC의 대표적인 이민법 변호사이자 인권 변호사로 알려진 그는 2002년 영주권을 신청한 사람은 방문비자를 받을 수 없었던 정부의 부당한 비자 발급 거부에 맞섰다. 당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불합리한 관행을 시정했다. 2004년엔 한국 여성과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에게도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자는 법안을 미 연방하원에 제출했다. 2008년엔 탈북자들의 미 영주권 획득을 위해 무료 변론에 나섰다.

그의 그치지 않는 열정의 원동력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약자와 소수의 목소리가 되려 했다. 그는 “누구나 최고는 될 수 없지만 최선은 다할 수 있다”며 “남이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해 최초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2등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입 예비고사에서 낙방하고 재수 끝에 지방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남이 안 하는 거 해보라”는 총장의 가르침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영어 때문에 사법시험에 낙방하고 미국 유학에 도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미국 유학길에 오를 때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 나가서도 샌다”는 우려의 말을 뒤로 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대학 강의를 따라가기 위해 교과서를 통째로 외웠다. 강의 시간엔 말이 되든 안 되든 교수님께 질문을 하며 영어를 익혔다. 노력을 따를 천재는 없었다. 토플시험은 네 번 만에 통과됐고, 변호사시험도 두 번의 도전 끝에 합격했다. 그가 한 것은 포기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국제법 석사를, 샌타클래라 대학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차츰 영어에 익숙해지자 영어가 원망거리가 아니라 축복인 것을 깨달았다. 그때 비로소 영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잘 풀리지 않는 영어처럼 인생의 모든 문제가 지금 당장은 어둡고 힘든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어려웠던 그 자리가 바로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었다.”

그의 삶의 모토는 ‘예상하지 못한 것을 예상하라’이다. 그는 예상치 못한 축복이 항상 함께할 것을 믿으면서 미리 감사하고 미리 기뻐한다. 세계의 정치 일번지, 각국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는 워싱턴에서 변호사 개업을 한 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책에서 저자는 약자와 소수의 목소리가 되어 남이 하지 않는 인권을 찾아 해결하는 인권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인생사를 상세히 보여준다. 그동안 10여권의 법률 관련 서적을 펴내면서 수익금을 각계에 기증한 그는 이번 책의 수익금은 모두 ‘남이 안하는 거 하는 사람’에게 전할 계획이다. 책은 일류 대학을 나와 성공가도를 달린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도전하면 누구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워싱턴에서 20년 동안 변호사 생활을 통한 실제 경험, 미국인 아내와 살면서 피부로 느낀 미국 사회를 소개하면서 우리 삶 속에 예상하지 못한 성장과 성숙을 함께 찾는다. 그는 “나의 실패와 좌절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으며,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내 발길 또한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