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인기… ‘공격 농구’만이 살길이다
입력 2010-12-07 21:40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농구대잔치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프로농구는 명실상부한 겨울 스포츠 최강자다. 허재, 이상민, 우지원, 서장훈, 김승현 등 수많은 스타들이 코트를 누비며 오빠부대를 형성했고, 미국 프로농구(NBA)와 드라마, 만화 등을 통해 강력한 매니아층을 만들어 지난 2001∼2002 시즌에는 관중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 지상주의에 빠진 수비농구의 득세와 이면계약 파동 등으로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야구·축구의 아성과는 더욱 멀어지고 영원히 따라올 수 없을 것 같았던 배구의 인기는 이미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에 따라 KBL과 10개 구단은 지난해부터 관중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농구 규칙 개정과 활발한 스포츠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KBL은 보다 공격적인 농구를 이끌기 위해 골밑에서 공격선수의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었다.
지난해까지는 골밑 제한구역에서 공격선수가 점프 후 수비자와 부딪칠 경우 공격자 파울로만 간주했지만 올해부터는 착지 전에 부딪치는 상황은 수비자 파울로, 착지 후 부딪치는 상황은 공격자 파울로 세분화했다. 또 골밑에서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수비자의 부정수비 선언도 강화했다. KBL은 또 프로농구의 저변 확대와 실력 향상을 위해 지난해부터 귀화혼혈선수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전태풍(KCC), 이승준(삼성), 문태영(LG) 등은 제 2의 조국에서 활약하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미국 청소년 대표팀 출신인 전태풍은 국내 프로농구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으며, 이승준은 올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국가대표로 뽑혀 한국이 은메달을 따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관중을 사로잡기 위한 각 구단의 스포츠마케팅도 활발하다. 서울 삼성은 지난 4일 7연승 도전을 위해 경기 전 팝페라 가수 이사벨의 애국가 열창을 시작으로 하프타임 이벤트에는 팬들이 관중석에서 던진 종이 비행기가 코트에 있는 대형 모형 노트북으로 떨어지면 삼성 노트북을 제공하는 ‘날아라 비행기’ 이벤트를 열었다. 인천 전자랜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을 대상으로 12월 한달간 홈경기시 수험표를 제시할 경우 무료 입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1월부터 정규리그 종료일까지는 50% 할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