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사무총장 경쟁자는 누구…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캐빈 러드 前 호주 총리 등 거론

입력 2010-12-07 17:34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제 ‘유엔’하면 바로 반기문 사무총장을 떠올릴 것이다. 5년임기 중 4년을 보낸 반 총장의 연임 여부가 벌써 국제사회의 관심거리다.

역대 7명의 유엔 사무총장 중 연임하지 못한 사람은 반미성향이 강했던 부트로스 갈리(1992∼1996년)뿐이었다. 반 총장의 연임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다.

인터넷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電文·cable)엔 미국이 이미 지난해부터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다. 국무부는 지난해 7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차기 후보들이 누군지, 이들 중 회원국 지지를 받지 못한 인물은 누구인지 정보를 수집하라는 전문을 주유엔 미국대표부에 보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는 미국이 최소한 반 총장이 연임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첫 증거”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반 총장의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룰라 대통령은 유엔 사무총장이나 세계은행 총재직으로 갈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브라질이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도 노리는 데다 남미 국가를 대표한다는 명목도 있어 유력하게 거론된다.

캐빈 러드 전 호주 총리도 후보다. 호주 유일 전국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은 지난해 “유엔 사무총장을 향한 그의 마스터플랜이 이미 완성됐다”고 보도했다. 반 총장과 같은 아시아 지역에 속하면서 유럽 문화권이라는 점이 그의 강점이다.

여성계에선 차기 사무총장은 여성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성 후보로는 반 총장이 유엔 산하 각종 여성관련 기구를 통합한 ‘유엔여성기구(UN WOMEN)’의 초대 대표에 임명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2006년에도 출마했던 바이라 비케 프라이베르 전 라트비아 대통령이 거론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한때 사무총장에 출마할 거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요즘엔 대통령직 재선에 더 관심이 많은 모습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