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자율고 대거 미달 왜?… 외고 大入 메리트 축소, 자율고 비싼 등록금 부담
입력 2010-12-07 21:57
올해 서울지역의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신입생 모집에서 대거 미달 사태가 빚어졌지만 미달 원인은 다소 차이가 있다.
자율고 미달 원인은 수급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를 급작스럽게 늘린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지역 자율고는 2010학년도에 13개교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26개교로 두 배 늘었다.
모집정원도 4955명에서 1만426명으로 급증했다. 자율고의 대입 성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고보다 세 배나 비싼 등록금을 내고 갈 만큼 장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외고 미달은 대학 입시에서 외고의 메리트가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연세대가 단적인 예다. 올해 연대 수시 전형에서는 주요 외고 출신 합격자 비중이 줄었다. 연대는 또 외고 출신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글로벌리더 전형’ 도 2013학년도부터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중학교 영어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원인이 됐다. 지난해까지 외고는 구술시험, 면접 등 자체 선발 시험을 실시해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도 지원 가능했던 것과는 다르다.
입시전문가들은 후기고 모집에서도 자율형공립고와 과학·예술중점학교 등 비일반계고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자율형공립고는 자율형사립고보다 더 철저히 외면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과학중점학교도 경기고, 서울고 등 강남지역 학교는 관심을 받겠지만 나머지 학교는 인기를 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형공립고는 개방형자율고가 개편된 것으로 서울 시내 17개교가 지정됐다. 이들 학교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뿐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 예산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자율형공립고는 교과부가 지정한 필수 이수 116단위 중 72단위만 편성하면 된다. 교과별 기준 이수 단위의 50%를 증감해 편성 가능하다.
과학중점고는 과학고와 일반고 사이의 중간 형태로 보면 된다. 과학중점고는 서울시내 19개 고교가 지정돼 있으며 학교당 2∼3개 반의 과학중점반이 개설된다. 과학중점반은 수학·과학 교과를 30∼50% 편성해 일반고와 과학고의 중간 형태로 운영한다. 한 학급당 연 2000만원의 국고지원을 3년간 받게 된다.
예술체육중점학교는 각각 체육, 미술, 음악, 공연영상 등을 중점으로 한 4개 고교가 있다. 2∼3개의 예술·체육 중점반을 운영하며 학교가 학생 선발권을 갖는다.
임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