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택한 노후 40년? 연금 유형부터 파악하라

입력 2010-12-07 21:41


‘은퇴 후 자산설계 준비하고 계십니까.’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이 줄어들고, 조기 퇴직과 잦은 이직이 일반화되면서 ‘평생직장’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정년까지 일했던 종전에는 40년 일하고, 노후 20년을 퇴직금으로 생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20년 일하고 노후 40년을 살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은퇴 후 생활자금의 두 가지 기둥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다. 이 중 공적연금의 경우 고령화·저출산 추세로 국가재정상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는 퇴직연금을 강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대체한 퇴직연금제도를 2005년 12월 1일부터 도입했다.



10월 말 현재 전체 5인 이상 사업장의 16.8%가 퇴직연금제도를 시행 중이고, 5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도입비율이 44.8%에 이른다.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기업이 점차 늘면서 직장인들도 어떤 종류의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 마련.

미래에셋자산운용 은퇴교육센터가 7일 ‘8가지 질문으로 풀어본 퇴직연금 성공 투자방법’을 소개했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퇴직금을 사내에 적립해 놓고 근로자가 퇴직 시 한꺼번에 지급하는 기존의 퇴직금제도와 달리 금융회사에 투자 운용을 맡기고 근로자가 퇴직한 후 연금 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운용 책임을 기업이 맡는지, 근로자 개인이 지는지에 따라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나뉜다.

① DB형이 좋을까, DC형이 좋을까?

임금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을 비교해 봐야 한다. DB형은 퇴직하기 직전 평균소득에 근무연수를 곱해 퇴직급여가 결정되기 때문에 근무기간에 임금상승률이 높으면 퇴직금도 많아진다. 반면 DC형은 매년 발생한 퇴직급여를 근로자의 계좌에 넣어주기 때문에 근로자가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연금액이 결정된다. 즉 투자수익률이 중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퇴직 때 급여가 높아지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다니면 DB형이, 연봉제 급여 체계에 이직이 잦은 직장인에게는 DC형이 적합하다고 말한다.

② 어떤 금융회사 고를까?

은행, 증권, 보험업계가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부지런히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이 51.7%로 가장 높고, 생명보험(28.2%), 증권(13.6%), 손해보험(6.4%) 순이다. 사업자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3조7363억원으로 운용 규모가 가장 크다. 국민은행(2조1745억원), 신한은행(1조8615억원), 우리은행(1조8572억원), 기업은행(1조3660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③ 기존 퇴직금은 중간정산 받아야 할까?

DC형을 선택했다면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는 게 일반적으로 유리하다. DC형은 운용 기간 중에는 과세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DB형이라면 임금 상승률이 중간정산 받은 퇴직금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예상되는 투자 수익률이라고 생각하면서 비교해 보면 된다.

④ 예금으로 할까, 펀드로 할까?

퇴직까지 남은 기간을 계산해 봐야 한다. 은퇴가 임박한 근로자라면 갑작스럽게 주가가 폭락할 경우를 대비해 주식 편입 비중을 줄이고, 예금 투자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직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면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낫다.

⑤ 퇴직연금 자산 배분은 어떻게 할까?

장기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구조이므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이나 펀드는 기간 이전에 해지하면 처음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상품 변경을 너무 자주하면 좋을 게 없다.

⑥ 중도 인출, 추가 납입 가능할까?

DC형의 경우엔 주택 구입이나 6개월 이상의 입원, 천재지변 등 제한적으로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또 추가 납입도 가능한데 개인연금과 합쳐 연간 400만원(내년부터)까지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DB형은 중도 인출이 불가능해 퇴직연금 적립금의 50%까지 담보 대출만 받을 수 있다.

⑦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탈 수 있을까?

임금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되레 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면 DC형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이직이 잦은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 전용계좌인 개인퇴직계좌(IRA)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⑧ 일시금으로 받을까, 연금으로 받을까?

은퇴생활이 시작되면 안전자산으로 운용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은퇴 후 노후생활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물가상승률 이상의 운용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외 채권이나 고금리상품 등 일부 위험자산에 배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연금으로 수령할 때는 종신지급형으로 정해 두는 게 좋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