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어려워진 위키리크스… 미러사이트 수백개 개설 네티즌도 퍼나르기 분주
입력 2010-12-06 21:11
미 국무부의 비밀 외교 전문(電文·cable)을 폭로한 인터넷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와 미 국무부 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들과 미국 정부의 대결로 번지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6일 자신들의 미러(mirror)사이트가 355개를 넘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러사이트는 위키리크스 홈페이지와 똑같은 내용을 담은 복제 사이트다. 위키리크스의 도메인이 삭제되고 사이버 공격으로 접속이 차단되자 지지자들이 폭로 내용을 퍼나르고 있는 것이다. 미러사이트에선 공개된 외교 전문과 함께 위키리크스 폐쇄에 대비한 ‘폭탄 파일’도 내려받을 수 있다.
1971년 베트남전 관련 기밀문서를 폭로했던 대니얼 엘스버그는 4일 위키리크스의 접속을 차단한 아마존닷컴을 향해 “조 리버먼 상원의원과 우파의 압박에 굴복한 겁쟁이”라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선 지난 주말부터 아마존닷컴과 위키리크스 모금 계정을 폐쇄한 페이팔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이제 위키리크스는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있어 미 정부가 막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지지자들이 ‘내가 위키리크스다(iamwikileaks)’라고 내세우는 모습은 마치 통제된 사회를 향한 저항을 담은 영화 ‘브이포벤데타’의 한 장면 같다”고 묘사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는 영화 ‘본 아이덴티티’의 주인공처럼 계속 쫓기고 있다. 어샌지는 5일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군부로부터 수백건에 달하는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위스 일간지 타게스 안자이거가 “스위스 야당이 영국에서 어샌지와 만나 피신처 제공 문제를 의논했다”고 보도하자, AP통신은 “미 국무부가 스위스 정부에 신중한 결정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